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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한나라, '1만명 항의시위대 동원하겠다' 협박"

"BBK 의혹 드러나자 정동영 출신 MBC를 타깃으로 삼아"

MBC 노조가 특보를 통해 사실상 'MBC와의 전쟁'을 선포한 한나라당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총력대응을 선언했다.

MBC 노조는 이날 특보를 통해 한나라당이 MBC만을 집중 비난하는 배경과 관련, "최근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BBK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과 말 바꾸기가 속속 드러나자 한나라당 내부는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며 "이 내부의 위기를 뚫기 위해 한나라당은 외부의 적이 필요한 것 같다. 적을 여럿 만들면 전선이 확대돼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딱 하나의 적만 필요한 상황. 장시간의 회의를 한 끝에 한나라당은 타겟을 정한다. 바로 공영방송 MBC"라고 분석했다.

노조는 또 "MBC가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편파 보도를 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근거 없이 ‘정동영 방송’이라고 주장한 것은, 정 후보가 MBC 출신이라는 전혀 본질적이지 않은 사실을 교묘하게 악용한 악의적 선동행위"라며 "한나라당이 MBC를 타겟으로 정한 이유가 바로 이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노조는 이어 "한나라당은 더 나아가 30일에는 당 지도부가 MBC를 항의방문하고 동시에 지구당 조직까지 모두 동원해 1만 명 규모의 항의 시위대를 조직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런 오만함을 그대로 지닌 채 집권할 경우 어떤 암흑기가 올 것인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한나라당은 MBC에 대한 악의적 선동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또한 구시대적인 언론 탄압과 오만한 검증회피 행위에 대해 유권자에게 공식 사과하라. MBC 구성원들은 어떤 정치적 압력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유권자와 시청자의 권리를 위해 공정함을 바탕으로 진실을 보도하는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총력대응을 선언했다.

한나라당이 BBK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MBC를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정치공작을 펴고 있다고 MBC노조가 주장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다음은 MBC노조 특보 전문.

[MBC노조 특보 145호] 한나라당, MBC를 노골적으로 협박하다

한나라당이 언론에 ‘전쟁’을 선포했다.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28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일부 언론이 여당의 허위날조와 흑색선전을 부풀리고 있다”면서 “특히 MBC는 사기꾼이자 범죄 피의자인 김경준 측의 일방적 주장을 아무런 여과 없이 사실인 양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총장은 “오죽하면 MBC는 ‘정동영 방송’이라는 지탄이 나오겠냐.”는 악의적 선동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 사무총장은 특히 “방송사라는 우산에서 보호받는 게 아니라, 개개인 한 사람에게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해 기자와 PD 개개인에 대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협박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23일 13명의 국회의원들이 MBC를 항의방문한 데 이어, 29일에도 국회의원 7명이 MBC를 찾아와 사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도 역시 최근 뉴스와 PD수첩의 BBK 관련 보도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압력을 행사했다. 한나라당은 더 나아가 30일에는 당 지도부가 MBC를 항의방문하고 동시에 지구당 조직까지 모두 동원해 1만 명 규모의 항의 시위대를 조직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다급해진 한나라당, “한 놈만 죽여라” 이런 협박의 배경은 무엇일까?

한나라당의 이 방침은 28일 하루 종일 이어진 대책회의에서 머리를 굴린 끝에 오후 늦게 발표됐다.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22일 방송된 [시선집중]의 에리카 김 인터뷰, 27일 PD수첩 “명함의 진실”, 그리고 28일 아침 [뉴스투데이]의 “검찰, 도장 일치 잠정 결론” 보도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이는 핑계일 뿐이다. 에리카 김 인터뷰와 이명박 후보 명함문제는 이미 주요 방송사와 일간지들이 모두 함께 경쟁적으로 보도한 사안이다.

검찰의 “도장 일치 잠정 결론” 보도는 이미 하루 전 KBS 9시 뉴스에서 보도됐고, 문화일보를 비롯한 주요 신문들도 모두 검찰 발로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한나라당은 똑같은 보도 가운데 유독 MBC만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과연 속내는 무엇일까? 최근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BBK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과 말 바꾸기가 속속 드러나자 한나라당 내부는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리고는 일체의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해버렸다. 이 내부의 위기를 뚫기 위해 한나라당은 외부의 적이 필요한 것 같다. 적을 여럿 만들면 전선이 확대돼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딱 하나의 적만 필요한 상황. 장시간의 회의를 한 끝에 한나라당은 타겟을 정한다. 바로 공영방송 MBC다. 이는 교묘한 언론 탄압이자 악의적 선동이다. 대통령 후보자를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최대한 검증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언론의 의무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MBC는 그간 보도에서 한나라당에게 최대한의 반론기회를 제공해왔다. 한나라당이 주어진 반론 기회를 스스로 거부하면서 정당한 취재와 보도를 편파로 몰아붙이는 것은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는 아예 하지 말라는 노골적인 협박일 뿐이다. 검찰발 보도까지 문제 삼은 것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수사결과를 함부로 발표하지 말라는 검찰에 대한 압력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MBC가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편파 보도를 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근거 없이 ‘정동영 방송’이라고 주장한 것은, 정 후보가 MBC 출신이라는 전혀 본질적이지 않은 사실을 교묘하게 악용한 악의적 선동행위다. 한나라당이 MBC를 타겟으로 정한 이유가 바로 이것 아닌가!

또 [100분 토론] 일방적 불참 통보 한나라당은 29일 밤 방송 예정이던 [100분 토론]에 또 일방적으로 불참하겠다고 통보해왔다. 방송 불과 하루 전이었다. 이 날 [100분 토론]은 대통령 선거 D-20을 맞아 특집으로 준비돼왔다. 150분으로 기획된 이 날 토론회는 1부에서 각 당이 추천한 비정치인 지지자들의 토론이, 2부에서는 ‘성장과 분배’를 주제로 한 각 당의 정책토론이 예정돼있었다. 한나라당은 방송 이틀 전만 해도, 1부에 유인촌씨, 2부에는 박재완 의원을 참석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갑자기 하루 만에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주만 해도 “BBK 관련 모든 TV 토론에 불참하겠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말이 또 바뀌었다. “MBC가 주최하는 토론에는 불참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9일 [100분 토론]은 BBK가 아니라 ‘성장이냐 분배냐’를 주제로 하는 정책 토론이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말 바꾸기는 결국,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모든 TV 토론을 거부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유권자들로부터 어떤 검증도 받지 않겠다는 오만한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런 오만함을 그대로 지닌 채 집권할 경우 어떤 암흑기가 올 것인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한나라당은 MBC에 대한 악의적 선동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또한 구시대적인 언론 탄압과 오만한 검증회피 행위에 대해 유권자에게 공식 사과하라. MBC 구성원들은 어떤 정치적 압력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유권자와 시청자의 권리를 위해 공정함을 바탕으로 진실을 보도하는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11월29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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