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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별거' 이어 '이혼 수속' 돌입

이해찬-손학규 8일 합동토론 불참, 14일 경선후 파국 확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들이 사실상 '이혼 수속'을 밟기 시작했다. 이미 오래 전 돌입한 '별거'에 이어 본격적으로 '이별 연습'에 돌입한 셈.

이해찬-손학규 "14일 경선에는 참여하나 8일 합동토론회는 불참"

이해찬-손학규 후보측은 8일 예정된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불참키로 했다. 합의 이틀만의 약속파기다. 외형적 명분은 명의도용 등 불법경선이나 속내는 한자리에서 얼굴도 마주하기 싫다는 것이다.

이해찬 캠프의 김형주 대변인은 7일 밤 긴급회의후 브리핑에서 “14일 경선은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면서도 “내일 있는 모바일 시연과 함동연설회는 지지자들의 충돌과 비방으로 좋은 결과를 빚지 않을 가능성이 커 참여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매일 회의를 한 후 그 다음날 일정에 대해 밝히겠다"고 말해 14일 경선 참여 여부도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정동영 후보측이 제기한 이해찬측의 부산 금품살포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정 후보측이 8일 오전 9시30분까지 사과 논평을 내지 않을 경우 직접 검찰에 고소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손학규 후보 캠프 특보단 의원들도 7일 심야 긴급 회의를 통해 “불법 부정선거 결과에 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해서 공정한 경선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했던 우리측 요청에 대해 상황이 전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8일로 예정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손 후보가 참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7일 오후 여의도 당사 앞에서 선거인단 명의도용 관련 정 후보 캠프 사무실 압수수색 시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예고된 '이혼' 수속밟기

신당의 이혼 수속밟기는 사실상 오래전 예고된 것이었다. 한나라당과는 다른 '아름다운 경선'을 표방하며 출범한 신당 경선은 초반부터 파행과 변칙, 불법의 연속이었다. 오죽 하면 민주노동당이 "신당은 한나라당보다도 민주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힐난할 정도였다.

하지만 국민적 냉소에도 신당 후보간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이미 대선은 포기하고 내년 총선 공천권 싸움만 하는 거냐"는 비아냥에도 싸움은 날로 이전투구 양상으로 발전했다. "반한나라 범여권 후보단일화만이 살 길이자 시대정신"이란 경선 초반의 주장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신당 안팎에서는 이미 경선 파국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설령 이런 식으로 14일 '원샷 경선'을 치룬다 할지라도 패자들이 승자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패자 진영은 '문국현당' 또는 '영남신당'으로 대거이동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친노진영 등 일각은 그러나 신당이 다시 쪼개져도 대선에서 해볼만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폭등한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 상대적으로 하향국면을 맞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지지율 등에 고무된 계산법이다.

하지만 정치공학보다 우선하는 게 '민심'이다. '민'은 자칭 프로 정치인들의 속 보이는 '수'를 차갑게 읽고 있다. '민'을 장기판의 졸 정도로 여기는 그들의 시대착오성을 경멸하고 있다. 12월19일 '민심'이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할 것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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