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18명 '선상반란'. 친윤 '잠수', 용산 참모도 반발

尹 '계엄 파동'으로 사면초가. 탄핵 위기 스스로 자초

2024-12-04 10: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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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파동과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즉각 계엄 해제를 촉구하고 친한은 계엄해제 요구안 의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지는 등 선상반란을 일으켰다. 반면에 '당게' 파동때 한 대표를 집중 공격하던 친윤은 일제히 침묵하며 잠수해 대조를 이뤘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사전에 알지 못한 용산 대통령실도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윤 대통령은 완전 고립무원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4일 새벽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은 장동혁, 박정훈, 주진우, 조경태 등 모두 친한계였다.

그간 친윤의 '당게' 공세에도 친한이 똘똘 뭉쳐 있음을 보여준 증거다.

한동훈 대표의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이 친한 결속의 원동력이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5분 만에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사실상 윤 대통령과의 '결별' 선언이었다. 한 대표는 이어 친한계 의원들과 본회의장으로 이동해 계엄 무효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특히 친한계는 헬기를 타고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뿐 아니라 한동훈 대표도 체포하려 했던 대목에 격앙돼, 윤 대통령 출당 조치 등 강력 대응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이유에서다.

반면에 친윤은 패닉 상태에 빠져 밤새도록 갈팡질팡했다.

친윤계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표결에 불참한 의원 상당수는 본회의 시점에 국회 앞 당사에 모여 있었다. 추경호 원내대표의 당사 소집령 때문이었다. 친한 일각에선 탄핵 해제 표결을 막기 위한 꼼수가 아니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추 원내대표는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친윤은 삼삼오오 모여 수근거릴 뿐이었다. 추 원내대표는 그 시간, 국회 본청에 있었지만 표결에는 불참했다.

친윤은 계엄 파동 과정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당게 논란때 한 대표를 연일 맹공하던 권성동, 이철규 의원 등과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침묵했다.

뒤늦게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에 "유감" 표명을 했으나,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국민의힘 역학관계는 대략 친한 20명, 친윤 20~30명, 중간파 50명 안팎으로 분류된다.

계엄 파동 과정에 친한은 똘똘 뭉쳤다. 반면에 친윤은 침묵하며 잠수했다. 대다수가 계엄 선포를 몰라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친윤의 와해가 가속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가장 많은 중간파는 일단 침묵하고 있으나 험악한 여론에 숨 죽이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이러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박근혜 탄핵 전야처럼 한자릿 수로 폭락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용산 대통령실도 패닉적 충격에 휩싸이기란 마찬가지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취재기자단에 "실장·수석 일괄 사의 표명"이라고 공지했다.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은 이날 오전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일괄 사의를 표명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다수 대통령실 참모들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알려진다. 윤 대통령이 참모들조차 불신하며 김용현 국방장관 등 극소수 충성파들과 계엄 사태를 일으킨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계엄 선포후 6시간만에 해제한 윤 대통령은 모든 공식 일정을 끊고 장고에 돌입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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