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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盧와 나는 상하 아닌 컨설던트 관계였다"

"평택 시위대, 폭력 책임져야" "당, 돌격대장 시켜놓고서..."

친노진영의 핵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월 장관에 취임하기 전까지 노무현 정권 출범후 지난 3년간 자신과 노 대통령과의 관계를 상하관계가 아닌 '컨설던트(상담역)' 관계였다고 규정했다. 유 장관은 또 노대통령 퇴임 때까지 장관직을 맡고 그후에는 정치를 안하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아울러 연초 열린우리당이 자신의 장관 기용을 반대한 것과 관련, "같이 짜고 싸움했는데 내가 돌격대장을 했다면서 우리 당 사람들이 안된다고 하면 억울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평택사태와 관련, "폭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부의 강경대응에 적극 지지입장을 밝혔다.

유 장관은 지난 1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15일 보도)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盧와 나는 상하 아닌 컨설던트 관계였다"

유 장관은 우선 노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지금은 부하다.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고 나는 대통령을 대신해서 업무를 보는 사람이다. 처음으로 상하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며, 장관직 취임 전 노무현 정권 출범후 3년간의 관계에 대해선 "노 대통령은 정치하는 분이고, 난 그분을 좋아하니까 일종의 컨설턴트(상담역)처럼 도와주는 관계"였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노 대통령이 후계자로 만들려고 유 장관을 보냈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의심하면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정동영.김근태 전 장관은 이미 장관을 했다. 천정배.정세균.이상수 장관도 현직에 있다. 나는 6~7명 중 한 명에 불과한데 두드러지게 볼 게 있는가"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에 '그럼 아닌가'라는 질문이 재차 이어지자 "그걸 따진다는 자체가 무의미하다. 왜 따지는지 모르겠다. 기면(그러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라고 애매하게 답했다.

이에 '분명히 하자. 불출마한다는 말인가. 장관 끝나면 정치 안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유 장관은 "그렇다. 그게 소망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앞서 '복지부장관을 언제까지 할 건가'라는 질문에 "노대통령이 퇴임하는 2008년 2월24일까지 하는 게 목표"라고 답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대선 불출마' 여부에 대해 "(불출마가) 소망"이라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상황이 바뀔 경우에 대비한 여백을 남겨둔 인상이다.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과거 자신의 막말과 관련, "사령부에서 나보고 돌격대장 하라고 해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사령부에서 나보고 돌격대장 하라고 해놓고..."

유 장관은 장관이 된 후의 '변신'과 관련해선, "보직 변경에 따른 것"이라며 "당에서 내 역할은 주로 싸우는 것이었다. 지금은 행정부에 와 있다. 국회 협조를 못 받으면 입법이 안 되니까 국회의원들을 잘 모실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옛날엔 돌격대장하면서 밤중에 총기 난사해서 민가 유리창도 깨지고 그랬다. 사령부에서 나보고 돌격대장 하라고 해서 총 들고 나가 깜깜하고 사방도 어둑어둑한데 총탄 날아오면 그쪽 방향 향해서 자동으로 놓고 갈겼다"며 자신의 과거 공격적 언사는 당 지도부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과거의 언사와 관련, "나름대로 충분히 계산해서 했다. 그래야 언론에서 써주지 않나. 여론전을 하는데 어필하는(먹혀드는) 발언을 해야 될 것 아닌가"라고 말해 사전에 계산된 발언들이었음을 밝힌 뒤, (그러나) "최민수씨가 깡패 역을 잘한다고 해서 성격이 포악하다고 볼 순 없는 거 아닌가"라며 자신의 성격과는 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한 말과 행동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쟤는 성격이 나빠'라고 평가해도 섭섭하거나 억울할 건 없다"며 "그런데 같이 짜고 싸움했는데 내가 돌격대장을 했다면서, 성격이 나쁘다면서 우리 당 사람들이 나보고 (장관) 안 된다고 하면 억울하다"고, 지난 2월 그의 장관 발탁 때 우리당 대다수가 반대입장을 밝혔던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근혜나 이명박 집권해도 나라 망하진 않아"

유 장관은 열린우리당의 정권 재창출 여부와 관련해선 "그건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서울시장이 집권해도 상관없다'고 한 종전 발언과 관련해선 "나라가 망하진 않는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이미 일정한 궤도 위에 올라와 있어 국민은 과거보다 여유 있는 입장에서 집권세력을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고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평택 폭력시위? 우린 80년대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유 장관은 평택 사태와 관련해선, "헌법이 보장한 의사 표현 자유를 물리적으로 탄압할 때는 정당 방위 차원에서 폭력도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가 평택서 미군 철수 주장하고 미군기지 반대하는 분들 집회를 불허하거나 예비 검속으로 잡아 넣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며 "그런데 왜 죽봉 들고 오나. 지금은 시위대가 도발하지 않는 공권력에 대해 물리적으로 부딪히는 양상이다"라고 평택 시위대를 비난했다.

그는 "나도 옛날에 데모 많이 했다. 이제 장관이라고 해서 평택 시위대 욕하는 것 같지만, 우린 1980년대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평화 집회 허용해주면 집회만 했다. 거기 줄 서 있는 경찰관들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택 시위대에 대한 대응과 관련, "폭력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당연하지 않나. 대한민국에 합법적으로 폭력이 허용된 공간이 어디 있나. 헌법과 법률에 의해 사적 폭력은 금지돼 있다"고 당국의 엄정처벌을 주장했다.

"국민연금 개혁 연내에 무조건 해야"

유 장관은 '출산율이 1.08명으로 전 세계 최저'를 기록한 것과 관련, "하루아침에 개선되진 않을 것이다. 아이를 나으라고만 하고 직장여성의 보육을 신경 쓰지 않는 국가나, 가사에 무관심한 남성들에 대한 여성들의 출산파업 성격이 있다"라며 "대증적인 요법으로 해결된다고 생각 안 한다"고 답했다.

출산 기피의 근원이 집값 폭등과 사교육비 급증이라는 경제적 실정(失政)에 기초하고 있음을 애써 외면한 발언이었다.

그는 또 '국민연금 개혁의 연내 마무리' 소신과 관련해선 "무조건 해야 한다. 야당에 대해서도 정책 세일즈를 하겠다. 야당의 정책위원회를 찾아가 정책 협의를 하겠다. 지금은 선거 때문에 안 되고, 6월은 돼야 하는데…. 야당 안(案)에도 장점이 있다. 각 당에서 이미 해법을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정책위 또는 지도부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라고 말해, 야당과의 절충을 통해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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