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생필품 부가세 폐지' 등 앞세워 프랑스 집권
이탈리아 이어 프랑스도 극우 집권. 보호주의-인종차별 급확산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RN이 33.1%, 좌파 연합인 신인민전선(NFP)은 28.1%, 르네상스당 중심의 앙상블(ENS) 연합은 20.3%로 나왔다.
RN은 전체 577석 중 230~280석(출구조사 결과 기준)을 차지함에 따라 창당 52년 만에 처음으로 총리를 배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사 결과 NFP는 125~165석을, ENS는 70~100석을 차지할 전망이다.
2차 투표가 남았으나 큰 추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1차 투표율이 이례적인 67%에 달할 정도로 대단히 높았을 정도로, 마크롱 정권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원집정부제를 띠고 있는 프랑스에는 국민의회의 다수당이 정부의 실질적 리더인 총리를 배출하게 돼 있어, 20대인 RN의 조르당 바르델라(29) 당대표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프랑스에서 2차 세계대전후 극우정당이 집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30대 대통령' 돌풍을 일으켰던 마크롱 대통령이 7년만에 정권을 빼앗기는 참패를 겪게 된 것. 마크롱은 2027년 5월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때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고 호언하고 있으나 '식물대통령' 신세가 될 전망이다.
대신에 바르델라의 막후인 마린 르펜 의원이 사실상의 정권 수반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바르델라는 르펜이 집권 여당의 30대 기수인 아탈 총리의 적수로 키워 낸 청년 대항마이기 때문이다.
마크롱의 도박이 실패한 것은 '경제 실정' 때문이었다.
RN은 이번 선거때 이민 축소, 국경 통제 강화, 프랑스 영토 출생자에 부여하는 자동 시민권 종료, 불법 이민자에 대한 의료지원 폐지 등의 극우적 공약을 내걸었다. 프랑스 경제 악화의 타깃을 이민자에게 맞춘 것.
아울러 살인적 인플레로 궁지에 몰린 서민들의 구매력 증대를 위해 에너지 부가가치세 인하, 기본 생필품 부가가치세 폐지 등의 파격적 서민 공약을 내걸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생필품 부가세 한시적 축소-폐지 등은 과거 사회주의정당 장기집권을 가능케 했던 프랑스와 미테랑 전 대통령 등 좌파의 공약이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까지도 극우정당이 집권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요즘 극우정당이 약진중인 다른 유럽 국가들도 동일한 위기에 직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급확산되고 있다. 서민, 청년층 등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란 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가 전율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주요국에서도 극우정당들이 연달아 집권하기 시작하면서, 전세계가 과거 제2차 세계대전 전야와 비슷하게 극단적 보호주의와 인종차별주의 확산으로 치닫는 위태로운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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