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남북정상회담' 실현가능할까
<분석> DJ-김정일 담판이 관건, 6자회담 복귀 안하면 불발
몽골을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전제조건 없는 남북정상회담'을 제안, 그동안 정치권에 나돌아온 '10월 남북정상회담 추진설'이 수면위로 부상한 양상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내달 김대중 전대통령과의 회담에서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할 경우 남북정상회담 실현이 가시화할 전망이어서,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대통령 "김 전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 저도 슬그머니..."
노무현 대통령은 9일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 한 음식점에서 가진 동포간담회 말미에 "미국하고 주변국가들과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김대중 전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 저도 슬그머니 할 수 있고요"라며 내달 DJ 방북을 통해 자신과 김정일 위원장간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를 희망하는 속내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저는 북한에 대해 완전히 열어놓고 있다"며 "'언제 어디서 무슨 내용을 얘기해도 좋으니 만나서 얘기해보자, 우리 국민들은 북한 체제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어떻든 함께 안정적 토대위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수십번 얘기했다"고 공식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직접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도 우리가 예를 들어 한미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데, 훈련 내용이 북한에서 보기에 불안한가 봐요. 반격이긴 한데, 반격이 원체 단호해서 보기 따라 불안하게 볼 수 있고, 어찌 보면 시비일 수도 있고, 실제로 불안할 수 있는 여러 사정이 있다"며 "이런 사정 때문에 북한도 마음을 선뜻 못 열고, 내부에도 복잡한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면 북한도 가볍게 융통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상당히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며 "양보를 원칙 없이, 국민 보기에 따라 자존심 상하게, 원칙 없이 양보하려는 것은 아니다. 한국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백지화하고 모든 것을 북한 뜻대로 하자, 북한에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이런 방식으로 양보할 수 없지만, 본질적인 정당성의 문제, 이런 문제에 대해서 그것을 양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제도적 물질적 지원 이런 것은 조건 없이 하려고 한다"고 남북정상회담시 대대적 경협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많은 양보'를 언급한 이유에 대해 "서로가 옛날에 싸운 감정이 있고 불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경제적으로도 부유하고 자연히 군사력이 세니까 혹시 북한 정권이 무너지기 바라거나 그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는데, 그 불신이 있는 동안 어떤 관계도 제대로 진전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신을 제거하는 것이 상대방과의 대화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많은 형식의 문제가 있지만 불신, 불안감을 제거해주고 '해칠 생각이 없다, 흔들 생각이 없다, 같이 손 잡으면 우리도 발전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질 때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의 북한 변화에 대해 높은 평점을 주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열었다는 것은 소위 옛날식으로 말하면 남침로를 완전 포기한 것이며, 금강산도 서로 싸움하면 대단히 중요한 통로인데 열었다"고 북한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도 조금 믿음을 내보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盧, DJ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관철하기를 갈망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사실상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이다. 특히 그동안 노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내걸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날은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대목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은 여전히 북한의 6자회담 복귀이며, 노대통령이 이날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김대중 전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이라고 말한 대목이 우회적으로 바로 이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장성민 전 국정상황실장(현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대표)은 지난달 24일 본지에 기고한 '팔십 노구 DJ가 방북하는 다섯가지 이유'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제2차 남북정상회담 실현"이 주요 목적임을 밝힌 바 있기도 하다. 따라서 노대통령이 이날 DJ 6월 방북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음을 밝힌 것은 DJ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해내고 남북정상회담의 길까지도 열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노대통령은 그동안 'DJ의 양자'로 취급받는 것을 몹시 기피하며, DJ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독자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 다각적으로 애써왔다. 그러나 DJ 도움없이는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마침내 DJ에게 정중히 SOS를 보낸 양상이다.
한미 갈등 심화, 미CIA 등 국내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타진
노 대통령이 이렇듯 DJ방북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미국'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미국하고 주변국가들과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말로써 미국 때문에 부심하고 있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상 북한 문제를 놓고 노무현정부와 부시정부는 현재 최악의 갈등국면을 맞고 있다.
그런 대표적 예가 지난 4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이 주한 미대사관을 통해 국내언론에 배포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의 환담사진'이다. 전문가들은 대단히 이례적인 이번 사진 배포를 부시 대통령이 레프코위츠의 강경한 대북 인권 압박공세를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동시에, 한국정부에 대해 대북 인권압박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레프코위츠는 "개성공단이 북한정권의 최대 돈줄이 되고 있다"며, 개성에서 일하는 북한노동자들의 인권을 문제삼아 개성공단 사업의 확대를 막으려 나섰다. 미국이 금융제재를 통해 북한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데, 한국이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이었다. 이에 대해 이종석 통일부장관 등 정부관계자는 '내정간섭'이라고 강력히 반박하고 있던 와중에 백악관이 부시와 레프코위츠간 환담사진을 공개함으로써 부시 역시 레프코위츠와 생각을 같이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이 몽골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하며 개성공단에 대해 "개성공단을 열었다는 것은 소위 옛날식으로 말하면 남침로를 완전 포기한 것"이라고 높게 평가한 대목은 미국의 압박에 대한 공식적 맞대응의 성격이 크다 하겠다. 또한 노대통령의 몽골 발언이 있던 같은 날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40여명의 통일부 국실장을 총동원해 개성공단을 방문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개성공단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의 맞대응이다.
그러면서도 노대통령이 동시에 DJ방북에 많은 기대를 표시한 것은 DJ가 방북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성사시켜 미국의 대북제재 명분을 무력화하기를 바라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하지만 부시정부가 과연 노대통령의 이같은 맞대응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얼마 전부터 국내에 체류 중인 CIA요원 등을 통해 국내인사들과 다각적 접촉을 하면서 노대통령이 추진중인 남북정상회담이 향후 한반도 안팎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를 파악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공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문가들은 "이제 공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넘어갔다"고 분석한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이 모두 나서 대화를 요청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정일 위원장이 부시 미대통령과의 대화를 극구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절대적 불신의 문제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달 하순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이 방미해 부시대통령과 정상회담후 극비리에 특사를 보내 6자회담 복귀를 주문했음에도 일언지하에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이라크에 이어 이란 핵문제로 사막의 늪에 깊숙이 빠져 북한에 대한 직접공격의 여력이 없는 미국과 굳이 아쉬운 대화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김정일 위원장의 생각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대통령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의 실현 여부는 철저히 김정일 위원장에게 달려있으며, 이에 김 위원장이 과연 정상회담을 수용할지, 수용한다면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무엇을 내걸지에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이 벌써부터 노대통령 제안을 비난하고 나선 것도 남북정상회담 실현시 몰아닥칠 후폭풍의 파괴력을 감지한 때문일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내달 김대중 전대통령과의 회담에서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할 경우 남북정상회담 실현이 가시화할 전망이어서,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대통령 "김 전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 저도 슬그머니..."
노무현 대통령은 9일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 한 음식점에서 가진 동포간담회 말미에 "미국하고 주변국가들과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김대중 전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 저도 슬그머니 할 수 있고요"라며 내달 DJ 방북을 통해 자신과 김정일 위원장간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를 희망하는 속내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저는 북한에 대해 완전히 열어놓고 있다"며 "'언제 어디서 무슨 내용을 얘기해도 좋으니 만나서 얘기해보자, 우리 국민들은 북한 체제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어떻든 함께 안정적 토대위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수십번 얘기했다"고 공식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직접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도 우리가 예를 들어 한미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데, 훈련 내용이 북한에서 보기에 불안한가 봐요. 반격이긴 한데, 반격이 원체 단호해서 보기 따라 불안하게 볼 수 있고, 어찌 보면 시비일 수도 있고, 실제로 불안할 수 있는 여러 사정이 있다"며 "이런 사정 때문에 북한도 마음을 선뜻 못 열고, 내부에도 복잡한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면 북한도 가볍게 융통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상당히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며 "양보를 원칙 없이, 국민 보기에 따라 자존심 상하게, 원칙 없이 양보하려는 것은 아니다. 한국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백지화하고 모든 것을 북한 뜻대로 하자, 북한에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이런 방식으로 양보할 수 없지만, 본질적인 정당성의 문제, 이런 문제에 대해서 그것을 양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제도적 물질적 지원 이런 것은 조건 없이 하려고 한다"고 남북정상회담시 대대적 경협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많은 양보'를 언급한 이유에 대해 "서로가 옛날에 싸운 감정이 있고 불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경제적으로도 부유하고 자연히 군사력이 세니까 혹시 북한 정권이 무너지기 바라거나 그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는데, 그 불신이 있는 동안 어떤 관계도 제대로 진전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신을 제거하는 것이 상대방과의 대화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많은 형식의 문제가 있지만 불신, 불안감을 제거해주고 '해칠 생각이 없다, 흔들 생각이 없다, 같이 손 잡으면 우리도 발전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질 때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의 북한 변화에 대해 높은 평점을 주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열었다는 것은 소위 옛날식으로 말하면 남침로를 완전 포기한 것이며, 금강산도 서로 싸움하면 대단히 중요한 통로인데 열었다"고 북한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도 조금 믿음을 내보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盧, DJ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관철하기를 갈망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사실상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이다. 특히 그동안 노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내걸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날은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대목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은 여전히 북한의 6자회담 복귀이며, 노대통령이 이날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김대중 전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이라고 말한 대목이 우회적으로 바로 이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장성민 전 국정상황실장(현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대표)은 지난달 24일 본지에 기고한 '팔십 노구 DJ가 방북하는 다섯가지 이유'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제2차 남북정상회담 실현"이 주요 목적임을 밝힌 바 있기도 하다. 따라서 노대통령이 이날 DJ 6월 방북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음을 밝힌 것은 DJ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해내고 남북정상회담의 길까지도 열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노대통령은 그동안 'DJ의 양자'로 취급받는 것을 몹시 기피하며, DJ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독자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 다각적으로 애써왔다. 그러나 DJ 도움없이는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마침내 DJ에게 정중히 SOS를 보낸 양상이다.
한미 갈등 심화, 미CIA 등 국내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타진
노 대통령이 이렇듯 DJ방북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미국'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미국하고 주변국가들과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말로써 미국 때문에 부심하고 있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상 북한 문제를 놓고 노무현정부와 부시정부는 현재 최악의 갈등국면을 맞고 있다.
그런 대표적 예가 지난 4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이 주한 미대사관을 통해 국내언론에 배포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의 환담사진'이다. 전문가들은 대단히 이례적인 이번 사진 배포를 부시 대통령이 레프코위츠의 강경한 대북 인권 압박공세를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동시에, 한국정부에 대해 대북 인권압박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레프코위츠는 "개성공단이 북한정권의 최대 돈줄이 되고 있다"며, 개성에서 일하는 북한노동자들의 인권을 문제삼아 개성공단 사업의 확대를 막으려 나섰다. 미국이 금융제재를 통해 북한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데, 한국이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이었다. 이에 대해 이종석 통일부장관 등 정부관계자는 '내정간섭'이라고 강력히 반박하고 있던 와중에 백악관이 부시와 레프코위츠간 환담사진을 공개함으로써 부시 역시 레프코위츠와 생각을 같이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이 몽골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하며 개성공단에 대해 "개성공단을 열었다는 것은 소위 옛날식으로 말하면 남침로를 완전 포기한 것"이라고 높게 평가한 대목은 미국의 압박에 대한 공식적 맞대응의 성격이 크다 하겠다. 또한 노대통령의 몽골 발언이 있던 같은 날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40여명의 통일부 국실장을 총동원해 개성공단을 방문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개성공단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의 맞대응이다.
그러면서도 노대통령이 동시에 DJ방북에 많은 기대를 표시한 것은 DJ가 방북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성사시켜 미국의 대북제재 명분을 무력화하기를 바라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하지만 부시정부가 과연 노대통령의 이같은 맞대응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얼마 전부터 국내에 체류 중인 CIA요원 등을 통해 국내인사들과 다각적 접촉을 하면서 노대통령이 추진중인 남북정상회담이 향후 한반도 안팎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를 파악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공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문가들은 "이제 공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넘어갔다"고 분석한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이 모두 나서 대화를 요청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정일 위원장이 부시 미대통령과의 대화를 극구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절대적 불신의 문제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달 하순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이 방미해 부시대통령과 정상회담후 극비리에 특사를 보내 6자회담 복귀를 주문했음에도 일언지하에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이라크에 이어 이란 핵문제로 사막의 늪에 깊숙이 빠져 북한에 대한 직접공격의 여력이 없는 미국과 굳이 아쉬운 대화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김정일 위원장의 생각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대통령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의 실현 여부는 철저히 김정일 위원장에게 달려있으며, 이에 김 위원장이 과연 정상회담을 수용할지, 수용한다면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무엇을 내걸지에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이 벌써부터 노대통령 제안을 비난하고 나선 것도 남북정상회담 실현시 몰아닥칠 후폭풍의 파괴력을 감지한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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