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와의 긴급회의 결과, 오는 28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을 '대선용 이벤트'로 규정하면서도 "북핵 폐기를 위한 실질적 성과를 얻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며 당초 반대입장에서 일보 후퇴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가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이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이상 정부에 대해 이번 정상회담이 사진용, 선거용 회담이 아닌 실질적 성과를 내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하기로 했다"며 "▲북핵폐기를 위한 실질적 성과를 얻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 ▲북핵폐기 없는 섣부른 평화선언이나 종전협정 체결 등의 허황된 논의가 국민적 합의없이 밀실에서 이뤄져선 안 된다 ▲국군포로, 납북자송환, 북한주민의 인권개선 등에서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국민공감대와 국제적 신뢰를 위해 투명한 회담이 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전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조율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회담에서 이명박 후보는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이미 확정되어 있음으로 반대한다는 것보다는 의제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또 절차도 분명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정략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이제 의제가 분명하고 절차가 투명하다는 조건 하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는 "정부측에 요구해야 할 것은 핵 때문에 평화정책이 한 발자국도 갈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6자회담이 있는 마당에 남북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니, 핵문제를 매듭지으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의제, 절차를 공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후보는 "시기, 장소, 절차에 대해서는 유감이지만 평화통일 기반을 닦는 것이라면 정상회담의 목표와 알맹이가 중요하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입에서 핵폐기라는 말이 나와야 한다. 원칙을 제시하고 정상회담이 이벤트에 악용되는 것을 반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반대 분위기는 옳지 않다"며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으니 비핵화로 정상회담의 의제를 한정해야 할 것이다. 그 외의 의제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으려는 것으로 정전협정, 평화협정 등은 군사적 비대칭이 해소되지 않는 한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재섭 대표는 대선주자들의 발언에 앞서 "임기를 6개월여 남기고 급조된 정상회담은 국익훼손의 여지가 높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차 분명히 하면서도 "그러나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이상 이제 정상회담을 개최함에 있어 대선용 이벤트성 회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의제설정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한걸음 물러섰다.
정형근 최고위원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낮은 단계의 연방제, NLL등이 논의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여당이 이번 대선을 '전쟁과 평화의 구도'로 만드는 데에 있어서 정상회담이 정략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