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포르쉐 무상제공 아니다. 렌트비 줬다"
'사기' 수산업자 파문 확산. 특검팀에 고가시계 등 선물 제공 의혹
박영수 특검은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멘토'로도 알려져, 정치권에서도 수사 추이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직원 명의로 '포르쉐 파나메라4' 차량을 열흘간 빌린 뒤 박 특검 측에 제공했다. 박 특검 부인이 타고 다니던 차량을 포르쉐로 바꾸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수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를 다수 보유한 렌터카업체를 운영했던 김씨가 차량을 제공한 것.
김씨는 회사 직원을 시켜 차량을 박 특검 아파트 주차장으로 직접 가져가 박 특검 차량의 운전기사에게 키를 넘기도록 했다. 렌터카 비용은 250만원으로 알려졌으며, 김씨 측은 차량 계약부터 전달까지의 과정을 촬영해 보관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측 관계자는 “차량은 직원 명의로 계약했고 비용까지 지불했으며, 박 특검 부인이 운전한다고 해서 보험 처리는 누구나 몰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엄성섭 <TV조선> 앵커도 김씨에게서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박 특검과 엄 앵커 외에도 또 다른 일간지 기자에게도 차량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대가성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앞서 특검팀 일원이기도 했던 A 부장검사는 김씨로부터 고가 시계와 현금 등을 제공받은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박 특검은 언론인 출신 정치권 인사 B(59)씨와 함께한 식사자리에서 김씨를 처음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은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 출마하려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B씨를 변호한 인연이 있다. 2017년 사기 혐의로 수감됐던 김씨는 같은 해 법정구속돼 수감된 B씨와 교도소에서 만나 가까워졌고,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B씨를 통해 박 특검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검은 <한국일보> 보도와 관련, 이날 취재진에 보낸 입장문에서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 "약 3년 전 전직 언론인 송모씨를 통해 김씨를 처음 만났고 당시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로 소개받았다"며 "그 후 2~3회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고 가끔 의례적 안부 전화를 한 적은 있으나 김씨 사업에 관여하거나 행사 등에 참여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포르쉐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저는 연식이 10년 이상 된 차 1대를 보유하고 있고 이 차를 주로 제 처가 운전하고 있다. 제 처를 위해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차를 구입해주기 위해 여러 차종을 검토하던 중 김씨가 이모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렌터카 회사 차량 시승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회사가 지방에 있는 관계로 며칠간 렌트했다"며 "그 이틀 후 차량은 반납했고 렌트비 250만원은 이 변호사를 통해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박 특검이 김씨에게 법률자문 변호사로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자신이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였던 A검사를 김씨에게 소개해줬다는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선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특검팀으로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의혹 수사를 수사했던 A검사는 현재 김씨로부터 수천만원대 시계를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씨가 부하직원에게 시계를 사 오라고 한 문자메시지, 이 부장검사에게 수천만원대 시계를 전달했다는 김씨 부하직원의 진술 등을 확보했으나, 이 부장검사는 시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특검은 "포항지청으로 전보된 A검사와 식사 자리에서 지역 사정 파악에 도움을 받을 인물로 김씨를 소개하며 전화번호를 주고, 김씨에게는 A검사가 그 지역에 생소한 사람이니 지역에 대해 조언해주라는 취지로 소개했다"고 밝혔다.
또 "그 외 명절에 3~4차례 대게, 과메기를 선물로 받았으나 고가이거나 문제 될 정도의 선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소 주변 신뢰가 있는 송씨의 지인이라고 생각해 방심한 것이 제 잘못이고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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