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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현대중공업에 현대상선 지분 매각 요구

‘적대적 M&A’ 시도로 규정...유상증자 불참 및 지분 매입 중지 요구

현대상선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과 '백기사' 논란에 휩싸인 현대그룹이 지난달 27일 현대상선 지분을 대대적으로 매수한 현대중공업그룹에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그룹 전인백 기획총괄본부 사장은 2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상선 본사 대회의실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지분 매입은 명백한 적대적 M&A의 시도”라고 규정하고 “현대중공업그룹이 백기사가 맞다면 현대상선 지분 26.68%의 10%를 즉시 그룹에 넘겨야 한다”고 공식 요청했다.

전 사장은 이와 관련, “이날 오전에 현대중공업그룹 대표 이사와 기획실장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을 요청하는 공식 문서를 보냈다”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7.2%와 우호 지분을 포함한 현대상선의 내부 지분율은 35% 수준이므로,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번에 매입한 지분 중 16%만 보유해도 우호 지분이 과반수를 넘게 돼 경영권 방어 목적은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정한 백기사라면 적대적 M&A 중단 국민에 약속하라”

전 사장은 아울러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추진중인 현대상선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말아야 하며,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전에 아무런 협의없이 현대상선의 지분을 대량 매입해 시장을 혼란시킨 것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현대그룹에 대한 적대적 M&A를 즉각 중단한다는 공식 입장을 국민에게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 지분 매입에 대해 전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전에 아무런 협의 없이 현대상선의 지분을 외국 투자자에게 프리미엄까지 주고 대량 매입한 것은 명백한 적대적 M&A 시도이며, 외국투자자에게만 큰 이득을 안겨준 무책임한 국부유출"이라며 “현대중공업의 적대적 M&A 문제가 야기돼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현대중공업그룹은 노르웨이계 해운회사인 골란LNG 계열의 제버란트레이딩 등이 보유해 온 현대상선 주식을 현대중공업이 18.43%, 현대삼호중공업이 8.25%를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같은 현대그룹측의 거센 공세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과 백기사를 위해 현대상선 지분 매입에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선의의 투자’라고 주장해온 현대중공업그룹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그룹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현대그룹 발표문 전문>

최근 현대가의 친족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현대그룹 경영권에 대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적대적 M&A 문제가 야기되어 국민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저희 현대그룹은 창업주이신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정몽헌 회장의 사업유지를 이어받은 현정은 회장이 지난 2003년 KCC와의 경영권 분쟁을 잘 마무리하고, 전 임직원들이 혼연일치가 되어 기업활동에 전념한 결과, 지난 2년 연속 흑자경영을 달성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그룹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 신규사업 추진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해 매우 큰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측은 현대상선의 지분 매입에 대해 우호세력이며 단순투자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전에 아무런 협의 없이 현대상선의 지분을 외국 투자자에게서 프리미엄까지 주고 대량 매입한 것은 명백한 적대적 M&A 시도이며, 외국투자자에게만 큰 이득을 안겨준 무책임한 국부유출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도 적대적 M&A에 대한 우려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그룹은 그동안 한국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해온 현대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시키고,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과 시장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아래와 같이 촉구하는 바입니다.

첫째,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의 취득 지분 26.68%중 10%를 그룹측에 즉시 매각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 17.2%와 우호지분을 포함한 현대상선의 내부지분율은 35% 수준이므로,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번에 매입한 지분 중 16%만 보유해도 우호지분이 과반수를 넘게 돼 경영권 방어목적은 충분히 달성될 수 있습니다.

둘째,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추진중인 현대상선의 유상증자 참여를 포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지분매입을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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