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상 뒷전' 정부, 외식·공연 쿠폰은 뿌리기로
벼랑끝 자영업자 외면하고 '숫자 성장'에 집착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전략·정책점검회의에서 "방역을 저해하지 않는 가운데 어렵게 되살아난 내수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자영업자·문화예술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식·공연 쿠폰의 비대면·온라인 사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외식쿠폰은 배달앱을 통해 2만원 이상 음식을 주문할 경우 4회차 이용 때 1만원을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공연쿠폰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영되는 뮤지컬 등 공연 예매 시 8천원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1인당 월 2회, 회당 최대 4장까지 할인해준다.
지급 개시 시점은 내달로, 구체적인 시행일자와 상세 내용은 집행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관계부처가 공지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에도 전시, 공연, 영화, 체육, 숙박, 여행, 외식, 농수산물 등 8개 분야에 대해 할인 쿠폰을 뿌렸다가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호된 뭇매를 맞고 중단한 바 있다.
따라서 4차 대유행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때, 비록 비대면이기는 하나 소비쿠폰을 뿌리려 하는 것은 정부가 '숫자상 성장'에만 매몰돼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계속되는 영업정지-제한으로 벼랑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에는 '재정상 이유'로 미온적인 정부가 무차별적 경기부양에 돈을 뿌리려 해 자영업자들을 격노케 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손실보상법의 4월 처리가 또다시 무산된 것과 관련, 논평을 통해 “법안 소위마저 열지 못하는 국회의 행태에 실망과 분노를 감출 수 없으며, 국회가 민생을 언급할 자격이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코로나 피해로 사경을 헤매는 소상공인들에게 꼭 필요한 응급수혈이 속절없이 늦어지는 데다, 심지어 처리 가능성마저 낮아질 수 있어 소상공인들의 속은 타들어 가는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법안소위마저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회가 책임을 방기하고 직무유기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여야가 시급히 초당적으로 협력해 소급적용 손실보상의 길을 열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조속한 손실보상법 처리를 호소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소급적용 손실보상법 통과를 촉구하며,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출신인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19일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2일째 철야농성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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