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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상정 놓고 여야 밤새 대치, 민노당 2개법 추가 요구

2일 직권상정 놓고 여야 물리적 충돌 불가피

김원기 국회의장의 민생 4법 직권상정 방침을 하루 앞둔 1일 밤 여야는 국회 본회의장과 의장공관 앞에서 물리적 충돌사태까지 빚는 등 극한 대치를 했다.

우리당, "2일 본회의서 반드시 직권상정"

우리당은 밤 9시경 소집한 긴급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의 어떠한 반대가 있더라도 2일 본회의에 직권상정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의총후 "이견이나 논쟁이 있기보다는 부동산 3법을 비롯해 동북아역사재단설립법안 등 4개 법안을 처리키로 했다는 지도부의 상황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국정을 책임진 여당 입장에서 민생법안은 반드시 회기내에 처리하겠다"면서 "한나라당이 물리력으로 법안처리를 막는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주민소환제 등 2개 법 추가수용해야 협력"

문제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추가요구. 민노당의 심상정 원내부대표는 국회의원들을 소환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와 론스타 등 국제투기자본에 대한 과세를 할 수 있는 근거인 '국제조세조정법안'을 함께 통과시킬 때에만 열린우리당의 직권상정에 동의하겠다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열린우리당은 장관까지 동원하더라도 총 의석수가 1백43석으로 타 당의 도움이 없이는 의결정족수인 1백49석을 채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민주당은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이유로 불참의사를 밝히고 있어 9석을 갖고 있는 민노당의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공관을 방문해 김원기 의장에게 두 법을 추가해 6개 법을 직권상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 "본회의장을 접수하라"

의총 직후인 1일 밤 10시께부터 열린우리당은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의 야간 본회의장 점거사태를 막기 위해 본회의장 앞에서 80여명의 의원과 1백여명의 당직자 보좌관들이 함께 본회의장 앞을 지켰다. 이날 밤 1시까지 한나라당이 본회의장 앞 예결위장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30~40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맞은편에 위치한 예결위 회의장에서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예결위 회의장에 저녁식사를 위한 햄버거와 샌드위치 2박스를 들여놓는 등 여야 대치로 인한 긴 밤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소속의원 20여명을 보내 의장공관을 기습점거했다. 김의장의 사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대응이었다. 열린우리당도 즉각 의원들을 보내 의장공관에서도 여야 대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김원기 의장은 이미 공관점거를 예상, 사회권을 김덕규 국회부의장에게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나라당은 김 부의장의 사무실과 자택에도 소속 의원들을 보내 김 부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보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미 대통령이 여당에 한나라당의 안을 받아들이도록 권고했으나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의 권고를 받지 않으려는 면피용으로 직권상정의 방법을 통하여 이른바 민생법안을 처리하려 하고 있다"며 "사학법 재개정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요구를 외면한 채 그 어떠한 논의도 없이 직권상정 명목으로 다른 법안을 상정하려는 것은 의회정신을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그 어떠한 경우라도 물리적 충돌을 원치 않는다"며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려는 열린우리당의 반의회적 작태를 중단하고 즉각 본회의장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정체 모를 사람들을 철수시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밤 10시께 예결위 회의장에서 대책회의를 마치고 나서던 박근혜 대표는 기자들에게 "한나라당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러는 것"이라며 "사학법과 다 같이 일괄처리하도록 약속을 했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그것이 다 어그러지는 것"이라고 한나라당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여야간 1차 충돌은 밤 10시반께 발생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진을 치고 있는 선까지 나아가 물리적으로 진을 뚫으려 했다. 약 10분간의 대치 후 한나라당 의원들은 다시금 예결위 회의장으로 향해 또 다시 여야간 대치는 계속됐다.

4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날은 또 다시 볼썽사나운 여야간 대치로 이렇게 밤을 보냈다.
심형준/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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