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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현장] 환호-야유로 얼룩진 말만 '정책토론'

고진화 "TV 앞에서 뭣하는 행태냐. 이런 모습 보면 젊은이 다 떠나"

19일 대전에서 열린 마지막 한나라당 정책토론회는 이명박-박근혜 지지자들이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야유와 환호를 거듭, 3시간 내내 어지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돼 보는이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혼란은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목격됐다. 이명박-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은 서로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듯 지지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고,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언론기사가 배포되기도 하는 등 도를 넘는 상황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음향기기를 통해 장외에서 정책토론회를 중계하는 것을 두고 중앙선관위원들과 '선거법 위반 여부'를 놓고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토론회가 시작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행사 시작 전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토론회 중에는 환호와 박수를 자제해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달라"는 주문을 수 차례나 했으나 토론회가 시작되자 도루아미타불이었다.

고진화 후보가 사회자 질문에 답변을 하자 당원들로부터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고진화 후보는 이에 "품격있는 토론문화가 돼야 한다"며 "남이 얘기하는데 비방하는 젊은이들은 다 한나라당을 떠난다. 지금은 중요한 논의를 하는 장소다. 장난하는 장소가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나 고진화 후보와 이명박 후보가 상호토론을 하는 과정에 또다시 이명박 지지 당원들의 야유가 쏟아져 나왔고 이에 고 후보가 자신의 발언 시간을 빼 달라고 요청하는 등 혼란은 더욱 심해했다. 혼란이 극으로 치닫자 사회자는 "일체의 박수와 연호를 금해 달라"며 "앞으로 엄격히 시간관리를 하겠다"고 당원들의 자제를 요청했다.

고 후보는 자신의 발언시간을 통해 "이 토론회는 TV를 통해 전국에 방송된다"며 "여러분의 생각과 자녀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런 모습을 보여 지난 대선에서 패했다. TV 앞에서 무엇하는 행태인가"라고 질타했다.

원희룡 후보도 자신의 발언 전에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서로 다른 견해로 얘기하는 것이 토론"이라며 "반대되는 분이 나오면 더 격려해 줄 아량이 한나라당에 있지 않나. 잘 부탁드린다"고 야유에 대한 방어막을 미치 치기도 했다.

이명박 후보도 "조용히 해주시면 토론회 분위기가 좋아진다. 여기 계신 분들은 전부 한나라당 후보다"라며 "우리가 경선이 끝나면 힘을 모아야 할 후보이기 때문에 후보들에게 협조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원들의 자제를 요청했다.
대전=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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