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 자녀입학 문제에 위장전입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시장은 위장전입이 부동산 투기 때문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으나, 4명의 자녀를 고위층 자제들이 다니던 명문 사립 초등학교에 집어넣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서민후보'를 자처해온 이 전시장의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전망이다.

이명박 4자녀, 위장전입으로 리라-경기 초등학교 입학

이 전 시장은 16일 오후 서울시장앞 광장에서 열린 대한간호사협회 창립 84주년 기념전국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 "알아봤더니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 30년전 아이들 초등학교 들어갈 때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어떻든 저의 책임이니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그러나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라며 "(투기는) 있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이명박 선대위는 이 전시장의 위장전입 시인 직후 대변인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보완 설명을 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주민등록 초본상 1969년 이후 모두 24차례 주소를 옮겼다.

주소지 이전 사유는 전세 이동 등 내집마련 과정이 6차례, 현대건설 관사 입주 3회, 국회의원 출마를 위한 종로구 이전 3회, 시장공관 전출입 1회 등이었다. 3차례는 주소지 지명이나 지번이 조례 등에 의해 변경된 데 따른 것아었다.

문제가 된 중구 남산동(1977년), 중구 필동(1979년), 중구 예장동(1981년), 서대문구 연희동(1984년) 이전은 세딸(리라초등학교)과 막내아들(경기초등학교)의 명문사립 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주소지 이전이었다. 또한 부인인 김윤옥씨가 이 전 시장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압구정동 자택으로 주소지를 옮긴 것도 아들의 중학교(구정중) 입학을 위한 것이었다고 대변인실은 밝혔다.

이 전시장 부인 김씨는 78년 5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79년 11월 중구 필동 ▲80년 4월 압구정동 ▲81년 1월 중구 예장동 ▲82년 6월 강남구 논현동 ▲84년 서대문구 연희동 ▲85년 6월 강남구 논현동 ▲90년 8월 압구정동 ▲91년 6월 논현동 ▲95년 6월 종로구 평창동 ▲95년 9월 종로구 신영동 ▲97년 2월 종로구 효자동 ▲98년 10월 강남구 논현동 ▲2002년 11월 종로구 혜화동(서울시장 관사) ▲2006년 7월 종로구 가회동 등 78년이래 15차례 이사를 했었다.

박형준 캠프 대변인은 "사립초등학교의 경우 학군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주소지를 옮길 필요는 없지만 당시 관행적으로 지역주민에게 입학 우선권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다소 애매한 해명을 하면서도 "실제로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위장전입임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자녀들의 입학시점과 주소지 이전 시점이 동일한 것으로 미뤄 교육문제 때문에 위장전입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이로써 부동산투기 의혹은 해소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명문학교 '위장전입' 몰랐을까

위장전입 의혹이 맨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12일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에 의해서다. 당시만 해도 이 전시장측은 위장전입 사실을 강력부인하며 김 의원에 대해 법적 대응을 밝히는 등 반발했었다. 이 전시장은 직접 김혁규 의원을 지칭하며 "멀쩡하던 사람이 헛소리를 한다"고 인신공격성 비난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시장측은 의혹을 강력 부인하면서도 주민 등초본 등을 공개하지 않아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사왔다.

그러던 중 15일 김혁규 의원 최측근인 김종률 의원이 "3개월, 5개월, 6개월, 7개월 등" 구체적 시기를 적시하며 이 전시장 등초본을 확보하고 있음을 강력시사하자, 하룻만인 16일 이 전시장이 부동산투기가 아닌 자녀입학을 위한 위장전입이었다고 시인하기에 이른 것이다. 김 의원의 의혹 제기후 나흘만의 뒤늦은 고백이다.

또한 이 전시장은 "알아봤더니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해명해 이같은 사실을 몰랐음을 강조했으나, 이 전시장이 평소 "네 아이를 키워봐 교육문제에 관한 한 자신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는 사실과 비교할 때 과연 부인이 이 전시장과 상의없이 위장전입을 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전시장 네자녀가 위장전입을 통해 들어간 리라 및 경기 초등학교는 권력층 등 초상류층 자녀들이 다녔던, 교육비가 비쌌던 명문 사립초등학교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 전시장의 해명이 100% 사실일지라도 평소 '서민후보'임을 강조해온 이 전시장은 자녀 입학을 위한 위장전입 시인으로 '서민후보' 이미지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된 것으로 분석돼, 앞으로 적잖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