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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압력에 굴복해 이라크 총리 사의 표명

마흐디 부총리 유력, 시아파-수니파 조정이 관건

이라크 이브라함 알 자파리 총리가 마침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차기총리 후보에서 사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간 지연돼 온 이라크 정부구성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 총리가 이라크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자파리 사퇴로 정부구성 가속화 될 듯

20일(현지시간) ABC방송에 따르면, 자파리 총리는 통합이라크연맹(UIA)의 차기 총리 후보 선거에서 압둘 마흐디 부총리를 1표차로 제치고 총리 후보로 선출됐으나 정부구성이 늦어지면서 비난과 함께 퇴진요구를 받아왔다. 특히 미국과 영국이 현재 이라크 폭력 사태와 정부구성 지연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의 차기 총리 후보사퇴를 강력히 요구해 마찰을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퇴진 요구에 대해 그동안 자파리 총리는 "외부적인 압력에 총리 후보직을 그만둔다면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총리직 사퇴를 거부해 왔었다. 그러나 20일 자파리 총리 스스로 후보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조만간 의회는 새로운 총리 후보를 결정하고 새정부 구성에 들어갈 전망이다.

자파리 총리는 "내 존재가 새 정부 구성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시아파 동료의원들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며 우회적으로 퇴진 의사를 밝혔다.

자파리 총리가 이 같은 뜻을 밝히자 통합이라크연맹(UIA)는 20일로 예정되 있던 의회 소집을 연기하고 오는 22일 이라크 대통령과 총리를 포함한 정부 관료 인선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총리 후보 친미(親美) 인물 선출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은 UIA가 이번 회의에서 자파리 총리 대신 새로운 인물을 총리 후보로 인선할 예정이며 마흐디 부총리가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미국과 영국이 마흐디 부총리를 새 총리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반미(反美) 인물을 선출할 경우 미국과의 또다른 마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아파가 의회 과반수를 차지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 선출되는 인물은 수니파와 쿠르드 정당의 동의 또한 얻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총리 후보 선출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자파리 총리를 지원하는 한 시아파 의원은 "지금처럼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 누가된다고 해도 자파리 총리보다 나을 게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해 자파리 총리의 사퇴가 정부 수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는 모르나 이라크 사태를 완화시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따라서 이라크 위회가 조만간 자파리 총리를 대신할 인물을 선출하고 정부구성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 구성되는 정부가 이라크 내전상태와 종파간 분쟁을 얼마나 잘 조정해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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