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식, 알고보니 <교학사 교과서> 옹호론자
2007년 대선때는 MB대선캠프 참여, 뉴라이트 교과서 탄생?
신형식 명예교수는 4일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과 함께 정부청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현행 교과서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보다 명확하고 정확하게 사실에 입각한 내용으로 우리 역사가 국민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가 현행 교과서에 '여러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차원을 넘어서 친일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교과서>를 적극 옹호한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교학사 교과서> 친일독재 미화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지난 2013년 9월11일 프레스센터에서는 ‘역사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란 명의로 23명이 교학사 교과서를 적극 감싸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8월 30일 국사편찬위원회가 한국사 교과서 검정 최종 결과를 발표하자 합격한 8종 중 하나인 특정교과서에 대해 이른바 진보 성향의 언론과 학자들이 일제히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면서 "사실 그 책에 대한 매도는 내용이 아직 공개될 수 없었던 지난 5월, 조건부 1차 합격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부터 시작되었고 야당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교학사 교과서의 필자들을 표적 감사하는 기이한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이어 "필자들의 역사관이 지난 10여년간 우리 역사 교과서 집필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온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문제 삼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임이 분명하다"면서 "잘못된 것으로 왜곡 보도되었던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지금도 사과와 반성은 없이 공격이 가열되고 있는 데서 드러난다"며 교학사 교과서를 적극 감쌌다.
이 성명에는 23명이 실명으로 참여했는데 신형식 명예교수도 그중 한명이었다.
주목할 대목은 이 성명에 동참한 인사들 중에는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을 비롯해 이인호 KBS이사장 등, 현 정부 들어 잘 나가는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1982년도판 5공 국정 국사교과서에 필진으로 참여해 “제5공화국은 정의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모든 비능률, 모순, 비리를 척결하며, 국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민주복지국가 건설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장래는 길게 빛날 것"이라며 전두환 군사정권을 찬양한 바 있다.
이인호 KBS이사장은 2006년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를 출간한 교과서포럼과, 이를 주축으로 2011년 설립된 한국현대사학회의 고문을 지낸 뉴라이트 계열의 원로로 유명하다. 2007년에는 광복절 대신 건국절을 제정해 기념하자는 ‘건국6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의 공동준비위원장을 지냈으며,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범 김구 선생을 "대한민국 체제에 반대한 사람"이라고 폄하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같은 박근혜 정권 요직 인물들의 성향을 볼 때, 정부가 만드려는 국정 국사교과서가 뉴라이트 이념에 기초한 제2의 교학사 교과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증폭시켜주는 대목이다. SNS에서는 "'국정 교학사 교과서'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비아냥도 제기되고 있다.
아이러니는 신형식 명예교수는 2007년 대선때 박근혜 후보 대신에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그해 7월 이명박 대통령후보 선대위에서 국제위원회 위원을 맡아,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글로벌 리더 200인 지지선언'에 참여하는 등 이 후보 당선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이같은 신 명예교수 전력을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요컨대 그는 순수하게 학문에 매진해온 원로학자와는 거리가 먼 '폴리페서'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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