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경남기업, 워크아웃서 빼라" 전화
경남기업 자원비리 수사, MB진영 최고핵심부 정조준?
이는 MB 인수위 출신인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MB계가 아니라고 강력 부인해온 MB측(이동관 전 홍보수석)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검찰의 자원비리 수사가 MB진영 핵심부로 향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24일 <한겨레>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2008년 9월께 신한금융지주 고위관계자에게 연락해 “경남기업을 워크아웃 대상에서 빼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부탁했다.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에 “워크아웃은 금융감독원이 일정한 기준을 갖고 결정하는 것이므로 마음대로 빼줄 수 없다. 재무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면 제외할 수 없게 돼 있다. 워크아웃은 법정관리와 다르다. 기업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무조건 안 들어간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설명을 들은 뒤 “그런(기업 살리기) 취지로 하는 것이냐”며 수긍했다.
신한금융지주 쪽이 이 전 의원 요청을 거절해 결국 ‘워크아웃 제외’ 청탁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초기 이 전 의원이 경남기업 건으로 전화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당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으로 금융권과는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도 없던 신분이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당시 회사 사정이 너무 안 좋아 성완종 회장이 회사를 살리려고 여기저기 많이 알아봤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의 성공불융자 횡령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지난 20일 신한은행에서 관련 자료 일체를 임의제출받아 분석중이다. 검찰은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과정에 특혜가 없었는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이 전 의원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친이계로 분류되는 성 회장이 정치권 인사를 동원해 경남기업 워크아웃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도록 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상득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일방의 주장처럼 사실이라 하더라도 (요구대로) 워크아웃에서 제외된 것도 아니고, 그냥 알아본 정도 수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이 전 의원과 성완종씨의 관계에 대해 “성씨가 워낙 마당발이어서 이리저리 많은 사람들을 만나긴 했지만, (이 전 의원과) 의미있는 만남이나 깊이있는 교제는 없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지주 내부에선 금융감독 당국 등의 외압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원래 경남기업은 산업은행이 주거래은행이었으나 보증 및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다 보니 경남기업 쪽에서 금융당국에 주거래은행을 신한은행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이 신한 쪽에 ‘주거래은행을 맡아달라’고 연락이 왔었다”고 말했다.
또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2013년 10월) 당시 신한은행이 경남기업에 170억원(채권단 합계 1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할 때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성 회장은 당시 금융당국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경남기업의 자금 요청 뒤 신한은행장이 처음에 난색을 표했고, 실무 담당자도 처음에 강하게 반대했었다. 통상 협조융자 형태로 다른 금융권도 같이 대출해주는 것이 관례인데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만 지원을 해줬다. 더군다나 경남기업이 자본잠식 상태라 감자를 시켜야 한다는 회계법인 보고가 금융감독원에 보고됐는데도 무시됐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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