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최민희의 '몰카시계' 의심이 더 합리적"
"닉슨, '도청' 아니라 '거짓말' 때문에 물러났다"
<문화일보>는 이날자 사설 <청와대 ‘몰카 시계’ 의혹, 흐지부지 넘길 일 아니다>를 통해 "청와대 내부의 암투와 불통에 대한 국민적 걱정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몰카 시계’ 논란이 돌출했다"며 "몰카 시계는 녹음과 녹화가 가능한 손목시계형 캠코더로서,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등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찍다가 잇달아 적발되는 등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장비다. 이것을 청와대 비서실, 그것도 ‘문고리 3인’의 일원인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측이 구매했다고 한다"고 탄식했다.
사설은 "청와대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녹취용으로 구입한 것이 잘못 기재됐다고 해명했지만 상식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조목조목 해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설은 "우선, 청와대 행사 참석자들의 언행을 그런 방식으로 기록하겠다는 발상 자체부터 문제"라면서 "청와대에는 외국 국가 원수는 물론 고위공직자, 저명 인사 등이 수없이 출입한다. 이들의 언행은 공식적·공개적이고, 기록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문제는 속임수를 동원했다는 것이다. 이는 공공기관의 업무 방식이 될 수 없으며, 청와대의 도덕성과 신뢰에 먹칠을 한다. 일반 가정에서도 손님을 이런 식으로 대하지는 않는다"고 일갈했다.
사설은 이어 "제2부속비서관실 명의로 구입한 것은 더 큰 문제"라면서 "이미 ‘대통령 심부름꾼’을 넘어 국정 관여 의혹을 받고 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안 비서관의 경찰 인사 개입 정황을 폭로한 바 있다"며 안봉근 비서관을 정조준했다.
사설은 결론적으로 "최 의원의 폭로 취지처럼 권력암투용(用)은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며 최 의원의 손을 들어준 뒤, 더 나아가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도청’이 아니라 ‘거짓말’때문에 물러났다. 청와대 몰카 시계 발상이 어디서 나왔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시행됐는지 상세히 밝혀져야 한다. 고약한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고 흐지부지 넘길 일이 결코 아니다"라며 닉슨이 거짓말을 하다가 임기도 못채우고 하야했음을 청와대에 상기시키기까지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이날 우윤근 원내대표가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의 일정수행과 민원,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이 어두운 곳에서도 적외선 촬영이 가능한 최첨단 시계형 캠코더 녹음기, 소위 몰카를 구입했다"며 시계몰카의 빼어난 기능을 강조하며 새누리당에 즉각적 국회 운영위 소집을 요구하는 등, 하루종일 시계 몰카로 시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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