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내가 아는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편안한 길을 가시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대 강연 등의 일정을 위해 일본을 방문중인 유 장관은 이날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노 대통령의 '국민건강증진계획' 관련 기사의 '담합' 발언 배경 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대통령에게 언론과 지역, 정당 등과 각을 세워 정치적 갈등에 휘말리지 말고 웃으면서 가시라고 조언한다"며 "대통령은 그러한 건의를 다 듣고 판단하는 것이나 고달프고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상처를 입더라도 해야될 일은 해야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판단인 것 같다"며 "다만 언론의 조롱과 저주, 모욕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어서, 이러한 공격을 내내 받으면 피폐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노 대통령의 '담합' 발언 파문에 대해 "브리핑이나 발표 전에 심포지엄을 여는 등 미리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그것을 잘 못한 저의 판단 잘못으로 빚어진 것"이라며 "파문의 원천을 제공한 것은 저인 만큼 대통령과 국민, 언론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유 장관은 노 대통령이 최근 개헌안을 제기한 것 등을 거론하며 "대통령은 언론을 공격할 때 자신의 말 이외에는 수단이 없다고 생각하며, '말 대 말'로 언론과 맞서는 형국으로 이 싸움은 대통령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하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그 외 불법적인 수단은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장관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고 건 전 총리가 대선출마를 포기한 것에 대해 "국회의원과 장관, 시장, 총리를 거쳤다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보게됐다"며 "지지율이 떨어져 포기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로 국정운영을 오래한 분의 상황인식과 대처에 내공이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간담회 후 유 장관은 이날 도쿄대에서 '사회투자정책과 미래사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또 야나기사와 하쿠오 후생노동상을 만나 한.중.일 3국 보건장관회의의 개최에 원칙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