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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연-김근태 "盧도 신당에 합류해야"

김근태, 친노 염동연 선도탈당 압박에 백기항복?

선도탈당을 선언한 염동연 열린우리당 의원이 신당 창당에 노무현 대통령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그동안 '노무현 배제' 입장을 고수해온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도 신당에 노 대통령이 합류해야 한다고 말을 바꿔, 열린우리당 신당 창당 갈등구도에 큰 변화가 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염동연-김근태 "노대통령도 신당에 합류해야"

염동연 의원은 9일 새벽 태국 방문 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통합신당이) 시기적으로 임박했다. 더이상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낭비"라고 선도탈당 의지를 재차 분명히 하면서도, 노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 "대통합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개혁세력을 다시 한 번 집결하고 가치를 계승하는 의미가 있다"며 "대통합 차원에서 대통령도 생각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한데 대통령을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 시기와 관련, "전대가 무용하다는 얘기도 있고 길게는 전대 전에 탈당하겠다"면서도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는 많지만 (탈당이) 시기적으로 좀 빠르다는 사람도 많다"고 말해, 신당 창당 논의 전개과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전처럼 앞으로 통합신당에 참여할 분들을 만나겠다"며 "다만 내일 고건 전 총리를 만나기로 했는데 시기적으로 탈당과 연관지을까 우려돼 만날 계획을 취소할까 한다"고 고 전총리와 거리를 두었다.

김근태 의장도 이에 앞서 8일 밤 YTN과 인터뷰에서 통합신당과 노 대통령간 관계에 대해 "대통합 신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통령께서 마음과 힘을 같이 한다면 신당 당적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대통합 신당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힘과 지원을 부탁드리고 싶다"며 "정권 재창출은 가장 중요한 개혁 중의 하나인데 이 대열에 함께 했으면 하는 부탁과 희망의 말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말 정동영 전의장과의 12.28 합의직후 '노무현 배제' 입장을 분명히 했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입장이다.

모종의 숙의를 하고 있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염동연 의원. ⓒ연합뉴스


김근태, 염동연의 선도탈당 압박에 밀리나

염동연-김근태 두 사람의 '노무현 신당 참여' 주장은 대단히 이례적인 합창으로, 그 배경에 정가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대통령 핵심측근인 염동연 의원은 선도탈당을 선언하면서 친노세력 등 당 사수파에 대해 "나중에 대통합시 다시 만나면 된다"며, 연말 대선을 앞두고 친노진영과 재합류 의사를 분명히 밝혀 노 대통령의 신당 참여 입장 발표가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러나 김근태 의장의 경우 '반노무현-반한나라당' 노선을 분명히 할 때만 국민의 지지를 다시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펴왔던 만큼 그의 입장 변화는 주목할만하다. 이에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친노세력 등 당 사수파와의 갈등, 강봉균 등 열린우리당내 보수관료파와의 갈등에 이어 염동연의 선도탈당 선언까지 겹치면서 고립무원의 처지로 몰린 김근태 의장이 조직적인 '김근태 죽이기'에 사실상 백기항복을 한 게 아니냐"는 눈길이 던져지고 있다.

그러나 김 의장이 이처럼 원칙없는 갈짓자 행보를 할 경우 그나마 남아있던 당내 지지기반마저 붕괴되며 신당 창당의 주도권을 완전히 박탈당할 가능성이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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