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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국세청, 74개 건설사 세무조사하라"

“건영-한화건설-한라건설 등 택지비 조작으로 1조3천억 폭리”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22일 74개 민간건설업체가 아파트값이 급등한 지난 6년간 수도권 신도시에서 택지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만 1조3천억원의 폭리를 취했다며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했다.

경실련 "74개 건설사 6년간 토지비 1조3천억원 폭리"

경실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국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0년부터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조성한 수도권 공공택지 내 민간분양아파트의 택지비 분양원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들 74개 건설업체들은 토공.주공으로부터 공공택지를 구입한 가격에 금융 및 제세공과금을 더한 가격인 택지매입원가를 신고하지 않고 더 비싸게 매입한 것처럼 부풀리는 방식으로 폭리를 취했다.

2000년부터 토공.주공이 민간건설업자에게 공급한 공공택지는 총 1백59만평으로 5조1천2백억원에 공급했다. 공급가는 평당 3백22만원. 그러나 민간건설업자들이 땅을 매입한 후 관할 지방자치단체자의 감리자 모집 관련 서류에 신고한 택지비는 총 6조7천억원, 평당 4백39만원이었다.

동일한 택지를 판매한 공기업과 민간건설사의 택지조성가격이 무려 1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 경실련은 이 가운데 건설사들이 택지를 공급받은 이후 취득세와 등록세 및 기타비용 등 제세공과금 비용 7%를 제외한 1조 3천억원을 부당이득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민간건설업자들이 사업 종료 후 관할 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한 이윤 7천7백4억원을 포함하면 이들 업체가 신도시에서 가져간 이윤은 총 2조6백11억원에 달한다.

경실련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국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0년부터 수도권 신도시에서 택지비 부풀리기로 1조3천억원의 폭리를 취한 74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국세청에 의뢰했다.ⓒ최병성 기자


가장 많은 차액이 발생한 신도시는 용인죽전으로 4천39억원이었고, 용인동백은 2천7백93억원, 화성동탄은 2천1백73억원으로 이들 3개 신도시에서 발생한 차액만 9천억원으로 전체 폭리 규모의 70%를 차지했다.

건영, 1개 아파트 짓고 택지비 차액만 9백38억원

가장 많은 폭리를 취한 건설사는 '건영'으로 용인죽전에서 단 1개의 아파트만 분양했지만 실제 원가와 신고가의 차액이 무려 9백38억원에 달했다.

두 번째로 많은 이윤을 가져간 '한화건설'도 4개 필지에서 택지비를 부풀려 총 8백57억원을 벌어들였고 이밖에도 한라건설(7백22억원), 동일토건(6백52억원), 한국토지신탁(6백45억원), 현대산업개발(5백98억원), 세림엘엔디(4백91억원), 서해종합건설(4백88억원), 동원개발(4백69억원), 넥서스건설(4백57억원) 등이 상위 10개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토지공사가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는 사실상의 공기업임에도 모든 사업장에서 택지비를 허위 신고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 "탈세액 전액 환수해야"

경실련은 “국세청은 막대한 폭리를 취하고도 이윤을 축소 신고한 민간건설업자의 탈세 의혹에 대해 즉각 세무조사에 착수하고 탈세액을 법에 따라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세청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경실련은 “지난 11월 국세청은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한라건설, 벽산건설 등 4개 건설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시늉만 냈다”며 “그러나 고분양가 책정은 몇몇 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도권 내 모든 아파트에서 나타나고 있고 택지비 허위신고를 통한 폭리는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경실련이 지난 6차례에 걸쳐 수도권 신도시에서 건설사들이 취한 폭리를 공개하는 동안 해당업체들은 우리의 수치가 잘못됐다고만 말할 뿐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건설업체들의 거짓말과 폭리 구조를 더 이상 놔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실련은 이날 국세청 세무조사 의뢰를 끝으로 올해 분양원가 분석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는 그동안 비판과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건교부의 공시지가 산정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에 나설 예정이어서 건교부를 긴장케 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들이 국세청에 택지비 부풀리기와 탈세의혹을 분석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최병성 기자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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