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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주류' '비주류 언론' 모두 질타

"주류언론, 기득권 이익만 대변", "비주류언론, 권력비판 못해"

한국 사회과학계의 거목인 최장집(63)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주류언론과 비주류언론 모두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한국 언론은 과도한 역할 하고 있어"

최장집 교수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언론광장(상임대표 김중배) 송년의 밤 행사에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와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최 교수는 "한국의 언론은 정치.사회 등 우리 사회 영역 전반을 관장하는 과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국 언론의 과도한 헤게모니를 지적한 뒤, “언론은 합리적 이성의 소통공간으로서 이데올로기에 침윤되지 않고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보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표출되고 정책을 만든 뒤 다시 문제가 있을 때 보완되는 환류의 시스템이 정치 과정인데 언론은 완전히 외부에 있다"며 "민주주의의 형식적 틀 안에서 언론이 실제 정치과정을 압도하고 있고 언론이 결국 유사 대표체제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는 실제 이상으로 이데올로기가 강하고 이로 인한 갈등이 심한 것이 사실이라 이데올로기의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언론이 사회와 여론을 양분하고 사회ㆍ정치적인 문제를 이데올로기적으로 규정해온 결과"라고 언론 책임론을 제기했다.

"주류언론, 기득권 이익만 대변"

그는 구체적으로 화살을 <조중동> 등 주류언론으로 돌려 “특히 주류언론은 기득권 이익을 대변하고 헤게모니를 확산시키고 교육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언론은 질적인 측면에서 외국신문에 비해 현저히 낮으나 돈은 많기 때문에 외형이 화려하고 감각적이며 선정적이면서 동시에 자기중심적이어서 이들 신문을 보면 한국은 항상 전쟁하는 나라라는 느낌을 가질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정적 보도'의 한 예로 "최근 미국 11.7중간선거 당시 민주당의 승리와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에 오를 예정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한 보도에서 펠로시 의원의 정책에 대한 정보보다는 패션과 친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 등 가십성 보도에 치중했다며, 이같은 보도를 보면서 지면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종내에는 언론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지금은 도리어 언론의 헤게모니는 엄청나게 커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합리적 이성의 소통공간으로서 언론이 이데올로기에 침윤되지 않고 더욱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다음 대선에서 야당이 집권당이 되면 현재 주류 언론의 권력이 더 확장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민주화에 의해 상당히 변화되고 강화된 사회 전체적 힘의 관계가 (현재) 침잠해 있어 권력이 보수적 정치세력으로 넘어갈 때는 민주화로 인해 변화된 사회적 힘의 관계가 지금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최장집 교수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언론이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홍국 기자


"비주류는 권력비판 제대로 못해"

최교수는 이어 거대언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비주류 언론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민주화 과정에서 언론인의 역할은 굉장히 컸고 민주화운동 경험을 가진 언론인들이 사회 의제와 여론을 형성하면 좋은 정책이 나오고 사회가 변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며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은 사회경제적인 민주화에 굉장히 약해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어떤 내용으로 채우고 이룰 것인가에 대해 언론인들도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은 결과가 아닌가 한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비주류 비판언론의 성장은 지지부진하고 잘 안되고 있으며, 특히 비주류 비판언론들과 권력의 관계는 과거 무작정 권력 비판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편하고 애매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비판을 제대로 못하고 있고 동시에 헤게모니의 가치류와 비전을 습득하려고 해도 뭔가 어설프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렇다고 대안 형태의 민주사회 를 발전시키지도 못하는 애매하고 어정쩡한 지위에 놓이게 된 것이 오늘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적인 언론인들이 헤게모니를 수용하는 것도, 민주화운동의 열정을 견지하는 것도 만족스럽지 못해 실존적인 고뇌랄까 그런 것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면서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언론은 진보에 대한 사명감은 강한데 내용이 부실하거나 일관성이 없어 보일 때가 상당히 많다"고 꼬집었다.

“빈곤층의 목소리를 전하는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 역할해야”

이렇듯 주류-비주류 언론 모두를 비판한 최교수는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언론의 갈등 보도 방식과 관련, "사회적 갈등을 대표하는 것이 정당의 기본적인 역할이고 민주주의는 정당의 기초 위에 서 있는 것인데 언론이 갈등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등 반정치적인 보도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좋은 정치 기사를 보기 어렵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민주주의가 존재하기가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극화 시대에 언론의 보도태도와 관련해선 “세계화 이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가난에 시달리는 빈곤층은 정치참여의 기회를 갖지못하고 있고 투표율은 점점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미국은 저소득층 투표율이 훨씬 낮게 나타나고 있고,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특징이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분명 그런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중산층 이상의 이해관계만 언론이 다루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기득권층 이데올로그'화하는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연말만 되면 주류언론 지면을 장식하는 빈곤층 기사를 예로 들며 “한국 언론이 명절 때만 되면 미담거리를 보도하는 데 대부분 내용은 온정주의에 치우쳐서 불평등이나 관련된 문제들을 사회제도에서 비롯된 문제임을 인식치 못하게 하고 엘리트의 편을 드는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며 “빈곤과 같은 사회제도의 문제점을 짚지 않으면 이는 인간에 대한 모독이라고 봐야한다”고 질타했다.

최교수는 결론적으로 한국언론에 대해 ▲언론이 합리적 이성의 소통공간으로서 이데올로기에 침윤되지않고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보도를 할 것 ▲정치나 정당, 갈등 권력 권위의 문제가 민주주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갖는 영역이므로 그런 문제를 잘 이해해서 과도하게 불필요하게 정치를 비판하거나 이데올로기적으로 정치해석하지 말 것 ▲사회적 불평등, 시민권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인지하고 이를 담아낼 것을 주문했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0 0
    푸른물결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https://youtu.be/2QjJS1Cnr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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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물결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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