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에서도 정치개입 의혹 글 다수 발견"
새누리당 하태경 "진상조사단 구성하자"
7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경향>이 김 씨가 쓴 글의 주요 단어로 아고라에서 검색한 결과, 김 씨 글과 유사한 정치관련 글을 작성한 ID가 23개로 확인됐다. 해당 글들은 대체로 대선 석달여 전인 지난 해 9월부터 12월까지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ID중 12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회원을 탈퇴했고, 7개는 글을 삭제했다.
이들 글의 주요 내용은 김 씨가 오유에 올린 내용과 흡사하게 MB외교를 찬양하거나 4대강 사업을 칭찬하는 내용, 금강산관광 재개 반대, 제주해군기지 찬성 등 친정부 편향적인 글들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ID ㄷ은 김 씨의 글과 비슷하게 올린 글이 확인된 것만 6개에 달했다.
김 씨가 11월5일 "홈페이지 폐쇄명령! 속이 다 시원하다!"고 한총련을 비판하자, 같은 날 ㄷ은 아고라에 "한총련 홈피 폐쇄를 환영합니다"라고 올렸고, 김씨가 11월 16일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에 어마어마한 세금을 강요하고는 이를 내지 못할 경우 재산을 압류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자, ㄷ은 "북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세금 폭탄, 금강산처럼 몰수하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같은 의혹은 지난 해 12월 18일 대선 하루를 앞두고 <한겨레>가 제기한 의혹과 유사하다.
전직 국정원 고위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 들어 4대강을 비롯한 치적홍보에 열을 올렸는데, 국정원에서도 처음에는 이런 정권홍보를 위해 조직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치적 홍보에서 정치적인 것으로 (홍보 활동을) 확장하게 되면서 야당 인사에 대한 비판 또는 이명박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기사에 반박 댓글을 다는 쪽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국정원의 조직적인 국내 인터넷 활동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정보국 산하 3개팀에 7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이들은 대부분 전산직군에 속하는 20~30대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의혹이 확산되자 여권 일각에서도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국정원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도 진상조사단을 꾸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우리 새누리당의 미래에도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은 해당 여직원의 활동은 북한의 지령을 받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상에서 대북 심리전을 수행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현 정부의 정책 등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북한의 지령을 받은 사람들이거나 친북적인 사람들이라는 오류를 동시에 범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정원은 그동안 대북 심리전 명분하에 실시되어 온 인터넷 활동 등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국민에게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이 직접 나서 그 이유를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정원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단을 꾸려 그 의혹을 국민에게 명명백백히 밝히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은 물론 향후 박근혜 정부까지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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