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모임인 ‘아파트값 거품내리기 모임(cafe.daum.net/downapt, 아내모)’이 ‘부동산 5적(五賊)’ 개인 1위로 노무현 대통령, 단체 1위로 <조중동>을 선정했다. 사사건건 대립해온 노 대통령과 <조중동>이 부동산대란에 관한 한 '공동 정범' 관계에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추병직, 이명박, 김대중, 강봉균, 이헌재, 박병원 등도 선정
아내모는 1일 "지난 23일부터 30일까지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는 거품족 워스트(Worst) 5’라는 주제로 6백여명의 회원 투표를 받은 결과 개인 부문 1위에는 노무현 대통령, 2위에는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무능과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이유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3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공동으로 선정됐고, 강봉균 전 청와대 수석과 부동산 컨설턴트 고종완 RE멤버스 대표가 공동 4위에 지목됐다.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서강대 경제학과 김경환 교수 등은 공동 5위에 선정됐다.
또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과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논설위원,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은 공동 6위에 올랐으며, 대부분 공무원, 교수, 언론인 등이 이들 시민들이 선정한 ‘부동산 도적’의 불명예를 안았다고 아내모는 밝혔다.
단체는 단연 <조중동>
워스트 단체 부문로는 1위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이른바 <조중동> 3개사가 선정됐고, 2위에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선정됐다. 3위에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4위에는 부동산포탈인 <부동산뱅크>와 <조인스랜드>, 5위에는 <닥터아파트>가 올랐다.
원래 오적은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김지하 시인이 시를 통해 재벌과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ㆍ차관을 당시 나라를 망치는 '오적'으로 고발한 데서 유래하며, 최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부동산 부자와 경제관료, 비리정치인, 보수언론, 어용 연구자 등을 부동산 5적으로 지목했었다.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역시 지난해부터 재벌(건설업체와 이익단체), 경제관료, 정치인, 학자, 보수언론, 다섯 부류를 '건설(개발)오적'으로 불러왔다.
부동산 5적을 선정, 발표한 ‘아파트값 거품내리기 모임((cafe.daum.net/downapt, 아내모)’ ⓒ 아내모
등기우편 발송, 온라인시위 등 대대적 압박공세
아내모 회원들은 이들을 부동산 5적으로 선정한 이유로 잘못된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의 기반을 마련하고 부동산 거품을 옹호했기 때문이라며, 1차로 선정된 부동산 5적에게 인증서를 발행해 등기우편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내모는 이후 아내모 사이트와 포털사이트 등에 5적을 공표한 뒤 네티즌들에게 이들이 속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시위를 벌이도록 독려할 방침이며, 시위는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질책하고 부동산 거품을 없애는 노력을 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12월 한달 동안 진행된다.
아파트값거품빼기 국민행동 3차 온라인시위를 부동산정책 관련 기관을 상대로 펼치고 있는 아내모 회원들은 또 "금리정책도 부동산 대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은행을 상대로 금리인상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 시위를 29일부터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8일에는 "다주택자와 부자들의 편에서 부동산 정책을 펴고 있다"며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나서는 바람에 한나라당이 글을 지우기도 했으며, 1일에는 열린우리당 홈페이지를 공격할 예정이다.
아내모의 회원들은 이같은 온라인 시위와 함께 “분양원가 공개와 동시에 현재 집값기준 50%이상 부동산 값 거품제거를 위한 시민단체,정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부동산 값 거품제거및 원상회복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의 독립위원회로 하는 한시적 기구를 즉시 구성, 이 특위를 통해 여론을 청취하고 특별법을 포함한 입법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마련과 공청회등의 로드맵을 작성해 빠른시일내에 그 투명한 일정을 공개하도록 해야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아내모측은 “매달 회원투표를 통해 부동산 5적을 발표하고 이들이 속한 단체를 상대로 온라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와 관련, “명단에 오른 인물들은 부동산 5적에 왜 선정됐는지 반성해야하며, 대권주자라면 온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부동산 거품 제거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5적에 대한 최종 명단은 이번 온라인 투표에서 거론된 12명을 토대로 오는 7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한 2차 설문조사를 거친 뒤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