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한국빙상, '반쪽짜리 빙상강국' 이미지 벗다

'은반의 피겨요정' 김연아, 한국빙상 111년 역사상 첫 피겨 세계제패

한국빙상이 김연아의 사상 첫 피겨스케이팅 세계제패를 계기로 '반쪽짜리' 빙상강국에서 벗어나 진정한 빙상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갖게됐다.

김연아는 1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피겨그랑프리시리즈 4차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9.32점을 따내 전날 쇼트프로그램(65.22점)과의 합산점수 184.54점으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일본의 안도 미키(174.44점)를 10.1 포인트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빙상의 111년 역사를 다시 쓰게하는 쾌거를 이뤘다.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전향한지 불과 8개월만에 거둔 성과다.

김연아, "감동을 주는 선수가 되고싶다"

김연아는 경기직후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 "시니어 무대에서 계속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차근차근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겠다. 올림픽까진 시간이 많기 때문에 지금은 그 것까지 생각 안 하고 하나하나 경기를 잘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중이 많이 기억할 수 있는, 감동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연아의 이번 성과는 그동안 동계올림픽과 빙상부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줄곧 세계 정상의 자리에 머무르며 한국의 동계스포츠의 메달박스 노릇을 해내고 있던 쇼트트랙 스케이팅과 비록 완전한 정상의 위치는 아니나 500m, 1,000m 등 단거리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 등 트랙부문에 편중되어있던 한국빙상의 무게중심을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부문 세계제패를 계기로 트랙종목과 피겨종목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의 값진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김연아가 뱅쿠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고, 전통적인 메달박스인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메달을 따낸다면 한국빙상은 트랙과 피겨부문 모두에서 올림픽에서 입상하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빙상강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피겨 등록선수 100명도 안돼, '제2의 김연아' 양성위한 투자와 저변확대 과제

한국빙상 111년 역사상 첫 피겨스케이팅 시니어부문 정상에 오른 김연아 ⓒ연합뉴스


그러나 현재의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저변을 가지고는 설령 2010년 뱅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이룬다 하더라도 그 성과는 그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재 국내 피겨스케이팅 등록선수는 100명도 채 되지 않고,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의 숫자는 전체 등록선수의 50%도 되지 않는것이 현실이다. 또한 국제대회에서의 입상기록도 김연아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1991년 삿포로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정성일이 남자싱글부문 은메달을, 지난 1999년 강원동계아시안게임에서 양태화-이천군조가 아이스댄싱부문 동메달을 따낸 것 정도가 그나마 국제대회 입상성적의 전부다.

'제2의 김연아'를 키워낼 수 있는 연맹차원의 투자와 저변확대 노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 한국빙상의 위상은 또 다시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 밖에는 없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임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