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비 허위신고로 2천9백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화성 동탄신도시 건설사들의 폭리 규모가 건축비.간접비 9천3백21억원을 포함해 1조2천2백88억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화성시가 공개한 29개 아파트 총사업비 5조7천7백70억원의 20%, 건축비.간접비 3억5천5백14억원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건설사가 공식적으로 취한 이윤 2천6백93억원의 5배에 달한다.
경실련 “건설사 폭리 제거하면 동탄신도시 평당 6백17만원”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17일 오전 서울 혜화동 경실련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동탄신도시 29개 건설업체 중 가장 낮은 5개업체의 건축비.간접비 내역과 전체 평균가격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의 주장대로 건설사들의 부당이득을 제외하고 분양가를 재산출하면 총 사업비는 4조5천5백41억원, 평당가는 6백17만원이 된다. 화성시장이 공개한 분양가는 평당 7백83만원.
정부가 지난 11.15대책에서 밝혔던 ‘토지비 인하를 통한 10%분양’ 조항을 적용하면 평당 5백만원대까지 분양가를 낮출 수 있었던 셈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화성시가 공개한 건축비와 경실련의 추정치는 5천2백10억원, 간접비는 4천1백11억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경실련은 이렇게 부풀려진 건축비.간접비가 고스란히 분양업체에게 폭리를 안겨줬다고 주장한다.
경실련의 추정치는 동탄 신도시 참여 건설사 중 건축비.간접비를 가장 낮게 신고한 5개 업체의 평균가격과 지난 2005년 1년간의 주택공사 및 서울 상암지구 분양원가를 비교해 산출한 적정기준에 따른 것이다.
경실련은 17일 화성동탄신도시 건설사들이 택지비.건축비.간접비를 부풀려 신고하는 방식으로 1조 2천2백29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최병성 기자
경실련에 따르면 동탄신도시 내 5개 건설업체의 평균 건축비는 284만원. 그러나 화성시가 공개한 건축비는 3백55만원으로 평당 71만원, 총 규모로 5천2백10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건설사간 건축비도 큰 차이를 보여, 신부국건업이 분양한 풍성신미주아파트의 평당가는 2백41만원인 반면 평당 건축비가 가장 높았던 플러스건설의 우림루미아트는 4백49만원으로 최고 2배가량 차이가 났다.
이 같은 격차는 간접비에서 더 크게 벌어졌다. 가장 낮게 신고한 반도.우드.아이랜드가 신고한 평당 간접비는 58만원인데 반해 창보건설이 분양한 경남아너스빌은 2백52만원으로 무려 4.3배의 차이를 보였다.
결국 동탄신도시의 건설사들은 화성시에 신고한 이윤 2천6백93억원에 택지비.건축비.간접비를 부풀려 신고해 얻은 이익 1조2천2백29억원을 포함, 총 1조4천9백22억원에 달하고 이는 고분양가로 이어져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떠안게 된 셈이다.
경실련 “명백한 부당이득, 정부 대규모 수사 나서야”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장은 “동일 택지를 매입해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들간에 이 정도 격차가 난다는 것은 건설사들 스스로가 택지비.건축비.간접비 신고 과정에서 금액을 부풀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들어낸 것”이라며 “지자체가 제대로만 검증했다면 현 분양가의 20% 아래로 낮출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결국 건설회사의 행위는 공기업이 조성한 택지를 공급받아 단계별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그걸 소비자들에게 떠 안기는 것”이라며 “공기업이 직접분양 형식을 취하고 지자체가 성실하게 검증한다면 동탄 뿐 아니라 모든 신도시 아파트의 반값 분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또 “이 정도 규모의 명백한 부당이득은 지자체의 감사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 사정기관이 총 동원되서 수사에 나서야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이달 말 이미 아파트 건축이 완료된 파주운정을 비롯해 용인 죽전.동백 등의 허위 분양원가를 계속해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