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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수출, 경제 전반에 '적신호'

경상적자 장기화 우려, 체감경기-미래경기 모두 급랭

경상수지가 6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서고, 경기선행지수가 13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경제 전반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경상수지는 오는 4월까지 최소한 3개월 연속 적자가 예상되며 하반기 경제상황역시 전반기보다 더욱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핑크빛 경제전망으로 일관하던 정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수출 둔화로 반년만에 경상수지 적자로 반전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06년 2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7억6천만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해 8월(4억9천만달러) 이후 6개월만에 다시 적자로 반전됐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된 것은 최근 수출증가세 둔화로 인해 상품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해외여행 경비지출과 특허권 사용료 지급 등으로 인해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계속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상품수지 흑자는 8억6천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흑자규모가 6억2천만달러 줄어들며 지난 2003년 3월 기록한 3천4백만달러 적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2백38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6.8% 증가하며 선전했으나 수입(2백34억달러) 증가율 27.2%에는 훨씬 못미쳤기 때문이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되면서 경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비스수지의 경우 해외여행과 유학.연수 지급은 다소 줄어들었으나 특허권 등 사용료 수지가 1년만에 최고기록을 경신하면서 전체적으로 18억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적자폭을 나타냈다.

한은, "최소한 4월까지 경상수지 적자 계속될 것"

문제는 이같은 경상수지 적자 기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 "경상수지 적자가 배당금 지급 등의 요인으로 최소한 오는 4월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적자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화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계절적 요인을 제외하고 분석하면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것이어서 한은을 걱정케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의 계절조정 경상수지는 3억9천만달러 적자로 지난 1월의 6억2천만달러 적자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됐음에도 불구하고 원화환율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고 우려했다. "경상적자가 발생하면 환율이 오르고 그 결과 수출이 늘어야 정상이나, 외국돈이 계속 국내로 몰려들면서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월의 자본수지는 내국인의 해외주식 및 중장기채 발행 증가 등으로 21억1천만달러의 유입초과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다가 뚜렷한 경기회복 국면을 맞은 일본경제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에 대한 환율절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어 원화환율이 지금보다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럴 경우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게 예상밖으로 돌아감에 따라 지난해말 상황에 기초해 세웠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 5%를 수정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초 민간연구소들은 삼성경제연구소 4.8%, 현대경제연구원 4.5% 등으로 한은보다 낮은 성장 전망을 했었다.

내수도 빨간 불, 체감경기-전망경기 모두 마이너스

수출뿐 아니라 내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산업생산과 소비재 판매 모두가 전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데다가, 특히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13개월만에 하락하고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4개월만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20.0% 증가했지만 앞선 1월에 비해서는 4.4% 감소했다. 전월대비 마이너스는 지난해 12월이후 처음이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2월의 산업생산도 전년 동월보다 6.7% 늘어나는 데 그쳐 1월의 12.2%보다 증가율이 둔화됐다.

소비재 판매액 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1.1% 증가했지만 전월대비로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 부진과 자동차 내수 판매의 소폭 증가로 0.2% 감소했다. 소비재 판매액 지수는 지난 1월에도 전월대비 4.4% 줄었다.

설비투자 역시 기타운수장비와 컴퓨터 등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특수산업용기계의 감소로 전년 동월 보다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단지 건설수주만은 민간부문의 부진에도 공공부문의 호조로 1년전보다 22.2% 증가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향후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져 지난해 1월 이후 13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반전했고, 현재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4로 전월에 비해 0.3포인트 떨어졌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연말연초 반짝경기' 또 재연돼

이같은 적색 경제지표에 대해 민간연구소의 반응은 예민하다. 참여정부 출범이래 계속된 '연말연초 반짝 경기'의 리바이벌이라는 분석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월 경상수지와 산업동향 통계는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유 전무는 "특히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됐다는 것은 그동안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경제를 견인해온 수출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의미로, 수출에 비상이 걸릴 경우 지난 몇달간 회복조짐을 보이던 내수에도 커다란 심리적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의 내수회복 조짐은 저금리에 따른 증시 활황-부동산 호황 등 유동성 장세의 산물이었다"며 "그러나 유동성 장세가 끝나면서 증시가 맥을 못추고 부동산 또한 일부 강남 아파트의 호가만 오르는 침체국면에 빠져드는 등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다가 정치시즌이 시작되면서 각종 예기치 못한 사건이 터져 기업들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는 점이나 올해 노사문제가 심상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요인"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경기는 상반기보다 더욱 나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삼성경제연구소 등도 최근 내부적으로 당초 발표했던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등 최근의 경제상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우리 경제가 직면한 위기감의 강도를 실감케 하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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