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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불균형 심화, 은행 95% vs 증권-보험 5%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등 특정상품 쏠림현상도 과도

국내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들의 자산현황 분석 결과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분야 비중이 전체 자산의 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불균형이 과도한 데다,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대출의 급증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쏠림 현상도 지나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증권의 경우 선진 투자은행에 비해 규모가 지나치게 영세해 국제경쟁력의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28일 ‘국내 은행의 금융그룹화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대형화 및 수익성 제고 필요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비은행 사업분야에 대한 보완을 서두름에 따라 은행의 금융그룹화 추세가 강화될 것”이라며 “그러나 금융그룹화로 인해 경영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예상됨에 따라 금융그룹 내 내부통제시스템과 외부감독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그룹화 움직임 본격화, 그러나 시너지 창출은 기대 난망

박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규모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고, 일천한 겸업화 경험 탓에 금융그룹화의 장점이 부각되지 않음에 따라 은행들의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그동안 저조했다”며 “그러나 금융상품의 교차판매가 허용되는 등 금융권 간 업무장벽이 크게 낮아지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증권사가 매각되면서 금융그룹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금융그룹 내 은행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고 구조조정 이후의 조직정비가 불충분한 데다 은행과 비은행의 불균형이 과도한 상황에서는 겸업화를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박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증권, 자산운용,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다”면서 “비은행 계열사의 자산비중이 우리금융지주는 5.3%, 신한금융지주 5.7%, 하나금융지주 4.3%, 국민은행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그룹화 이후 특정분야에서만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박연구원은 “비은행 금융기관이 다룰 펀드, 보험 등 상품내용의 차별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각 금융그룹들이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이에 따라 2001년 이후 가계대출의 급증과 부실화, 중소기업대출 급증, 주택담보대출의 급증 등 쏠림현상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금융시장이 규모면에서는 성장을 했지만 질적인 발전이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박 연구원은 “각 금융기관들이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대출이자수입보다는 자가자본의 추가적인 투입이나 대손으로 의한 손실위험이 없는 수수료 수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판매하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의 차별화가 대단히 미흡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증권사 자산, 미국 증권사의 0.8% 수준 불과”

또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지나친 영세성으로 인해 정체돼 있다는 점에서 국제경쟁력의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 증권사의 자산 현황 분석결과 삼성, 현대, 대우, 우리, 대신 등 5대 증권사의 총자산이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살로만스미스바니, 리먼브라더스 등 미국 5대 증권사 총 자산의 0.8%에 불과하고, 자기자본과 시가총액도 5%와 2.3%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연구원은 “그러나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자본시장통합법의 제정과 시행으로 은행의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촉진되는 한편 증권사도 대형화횔 것”이라며 “이에 따라 대형은행 뿐 아니라 중소규모 은행들의 금융지주회사 설립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그룹화 만병통치약 아니다..통제.감독 시스템 필수적”

박연구원은 “그러나 대형 금융그룹화를 추구한 미국에서 씨티그룹의 경우 2005년 트래블러스를 메트라이프에 매각했고, JP모건체이스도 2004년 인수했던 생명보험 및 연금사업 부문의 매각을 추진하는 등 금융그룹화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융그룹화로 자산과 부채의 상호연결관계가 복잡해지면서 위험의 측정과 관리가 어려워지는 등 경영위험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금융그룹화로 인해 금융그룹의 재무상태에 대한 투명성이 떨어지는 등 시장규율에 의한 외부감시기능이 약화될 가능성도 최근 제기되고 있다”며 “이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경영 유도기능이 약화돼 금융기관의 미시적 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연구원은 “이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금융그룹 체제에 맞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적절한 외부감독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감독기관은 금융그룹의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 전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안정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감독기준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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