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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황, 대한제국 말기 연상시켜”

<현장> 이부영-윤여준-김지하-손숙 등 '화해상생마당' 결성

우리 사회 진보-보수 간 화해와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중도주의 지식인 모임인 ‘화해상생마당’이 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정식 창립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중도지식인 모임, “9.11을 119로...”

‘화해상생마당’은 지난 4월 강원도에서 시인 김지하,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성헌 한국 DMZ 평화생명동산추진위 공동대표 등이 만나 우리 민족의 미래에 대한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하면서부터 모임 창립을 계획하게 됐다.

이후 한반도 평화통일을 목표로 설립한 ‘평화재단’(이사장 법륜) 중심으로 8개월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 날 32명의 창립 회원을 토대로 공식 출범했다.

중도주의를 표방하며 우리사회의 진보-보수 화해 상생을 강조하는 '화해상생마당'이 본격 출범했다. ⓒ김동현 기자


창립회원의 면면은 화려하다.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이 모임의 운영위원장을 맡기로 했고, 8명의 공동운영위원에는 김홍진 한국희망재단 상임이사, 박종화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 연극인이자 환경부장관을 지낸 손숙 씨,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 이종대 전 대우자동차 회장, 정선헌 한국 DMZ 평화생명동산 추진위 공동대표 등이 참여하기로 했다.

화해상생마당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긴박해지는 한반도 상황과 첨예한 국론분열의 양상은 불길하게도 대한제국 말기와 해방직후를 연상시킨다”며 “백년 전, 민족사의 갈림길에서 이 땅의 지도자들은 대립과 갈등으로 허송세월하다가 마침내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말았다”며 우리사회 진보-보수 간의 격렬한 대립구도를 우려했다.

따라서 화해상생마당은 ‘진보와 보수간의 화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생’,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마당’이라는 세 가지 목적을 가지고 앞으로 활동할 것임을 밝혔다.

화해상생마당은 앞으로 ▲한반도 평화통일 ▲성장과 분배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보다 나은 공동체를 위한 교육 등 일련의 사회현안을 놓고 토론을 통한 대안마련에 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화해상생마당의 홈페이지 주소(www.peace119.org)는 ‘9.11 테러’로 상징되는 반목과 불신을 거둬내자는 의미에서 ‘911’을 거꾸로 한 ‘119’로 정했다.

“진보-보수 접점은 북-미 인식에서 찾아야”

한편 화해상생마당의 초대 운영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 날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보도 좋고 보수도 좋지만 양극단만은 소수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전 의장은 진보와 보수의 격한 대립과 불신을 초래하는 출발점으로 '북한과 미국에 대한 인식'을 꼽았다. 그는 “지금 북핵 위기가 대두되고 있지만 동시에 가능성의 미래도 열려있다”며 “그럼에도 그 미래를 병목처럼 막고있는 것이 바로 북핵문제로 가중된 미국과 북한에 대한 우리국민들의 인식 차”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미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국론이 분열되어 있지 않느냐”며 “진보도 좋고 보수도 좋지만 북미 인식에 있어 양극단만은 소수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 의장은 "북-미를 바라보는 진보와 보수간의 접점을 화해상생마당을 통해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화해상생마당'의 운영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왼쪽)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동현 기자


“특정 정당, 후보 지지 없지만 옳은 정책에는 과감하게 지지 표시할 것”

한편 최근 신당 창당 불참을 선언한 이 전 의장은 “내가 신당이나 정계개편에 참여해봤자 거기에 내 이름 하나 올리는 것 말고 또 무슨 의미가 있겠나"고 반문한 뒤 "정치권에서 나를 불러도 '돌 하나 빠진다고 탑이 안 세워지나?' 나는 이곳에 머무르겠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또 “내가 여기 있다고 열린우리당 편을 들겠나? 윤여준 전 의원(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이 이 곳에 운영위원으로 참석한다고 한나라당 편을 들겠냐”며 거듭 정치권과의 거리 두기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화해상생마당의 회원 수도 50명 이내로 제한하기로 하는 등, 세 불리기나 외연 확대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이 전 의장은 “과감하게 옳은 쪽 편을 들어주어야 할 땐 그렇게 할 것”이라며 “ 기계적 중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중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론 특정 정치세력, 정당, 후보자가 아닌, 우리가 생각하는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옳은 정책을 제시하는 것에 과감하게 지지의사를 밝히겠다는 의미”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화해상생마당은 오는 12월 1일 ‘중도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방향’이라는 주제로 출범 후 첫 포럼 개최를 시작으로 우리사회의 본격적인 진보-보수 접점 모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인 김지하 선생도 이 모임의 창립 회원으로 참가하기로 했다. ⓒ김동현 기자


진보-보수 화해 역할 가능할까? 대선 정국 맞물리는 등 암초도 많아...

이같은 화해상생마당의 출범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관적인 전망도 만만찮다. 그간 우리 사회에 화해와 상생을 강조하며 이같은 중도적 모임을 결성한 전례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대선 정국과 맞물러 진보-보수 간 가장 극심한 갈등을 빚어낼 적기에 중도 모임이 통하겠냐는 분석이다. 화해상생마당이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고 밝혔으나 '정치적 타협 모색' 또한 이 모임이 설정한 주요 과제 중의 하나다.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 정치권과의 관계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이 전 의장은 "기회주의적이라는 오해섞인 비난을 다소 듣더라도 진보와 보수의 접점 모색을 위해 중도주의를 표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운동은 단순히 대선이 끝나고 마무리 될 일도 아니고 차기 총선 때 까지 이 모임을 활발히 운영해야 할 만큼 우리 사회의 화해-상생의 과제는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날 창립식에는 전.현직 여야 의원을 비롯해 각계 각층의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창립 회원 명단에는 이름을 올려놓지 않았으나, 여당에서 김부겸ㆍ이은영ㆍ이인영ㆍ유선호ㆍ김재윤 의원이 참석했고, 야당에서도 박세일ㆍ진영 전 한나라당 의원, 민주당 신낙균 수석부대표 등이 이 날 창립식에 참석했다.

또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축사를,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과 최열 환경재단 대표,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장명국 <내일신문> 사장, 신일령 이화여대 전 총장 등 각계 각층의 인사가 다녀갔다.

최근 출범한 '아시아교육연구원' 원장을 맡기로 한 오재식 원장이 축하 건배를 제안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다음은 화해상생마당 창립회원 32명 명단.

-공동 운영위원(운영위원장 포함 9인)
이부영(전 열린우리당 당의장)
김홍진(신부, 한국희망재단 상임이사)
박종화(목사,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법륜(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수경(스님, 화계사 주지)
손숙(연극인)
윤여준(전 의원)
이종대(전 대우자동차 회장)
정성헌(한국DMZ평화생명동산 추진위 공동대표)

-일반 창립 회원(23인)
고두심(방송인)
권근술(남북어린이어깨동무이사장)
김명혁(목사, 한국복음주의협회 회장)
김지하(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
김형기(북한대학원 교수)
민병석(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박광서(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박호군(인천대 총장) 배순훈(한국과학기술원 부총장)

오재식(아시아교육연구원 원장)
윤경로(한성대 총장)
손봉호(동덕여대 총장)
변진흥(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신경림(시인)
안승길(신부, 원주교구 부론천구교회 주임신부)
양승규(세종대 총장)
염무웅(문학평론가)

이삼열(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인병선(짚풀생활사박물관 관장)
정성철(변호사)
진민자(청년여성문화원 이사장)
최동수(신한은행 상임고문)
황상근(신부, 인천교구 제물포천주교회 주임신부)
김동현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 1
    웃기는짬뽕

    미친XXX아. 니네들끼리 화해상생하나?
    잘 해 봐라. 니네들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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