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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이나?" 이유식 분유 '사카자키균' 검출

남양유업 등 4개업체 제품서 예외없이, 식약청 검출후 1년간 '쉬쉬'

영아에게 먹이는 이유식을 생산하는 국내 분유 생산업체 4곳 분유제품 모두에서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카자키균이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식약청은 1년전 조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적발하고도 이를 쉬쉬해온 사실이 드러나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식약청 "먹다 남은 것 버려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31일 국내에 시판 중인 6개월 이하 영·유아 이유식 제품 12개에 대해 사카자키균 검출 여부를 표본조사한 결과 남양유업·매일유업·파스퇴르유업·일동후디스 등 국내분유업체 4개 제품에서 1백g당 0.36~2.3마리의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카자키균에 감염되면 장염 및 패혈증,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특히 한살 미만 아이가 패혈증에 걸리면 사망률이 10~20%, 뇌수막염일 경우 20~3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식약청 조사결과 사카자키균이 확인된 제품은 '남양스텝 명품유기농 1단계'(남양유업), 'Babywell 소이 1단계(매일유업), '누셍 유기농장 1단계'(파스퇴르유업), '후디스 아기밀 순유기농 1단계'(일동후디스) 등 유명 이유식 분유 제품들이다.

영유아에게 치명적 세균이 검출된 남양유업 명품유기농. ⓒ남양유업


'남양스텝 명품유기농 1단계'와 '누셍 유기농장 1단계 '에서는 각각 1백g 당 2.3마리의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 'Babywell 소이 1단계' 제품에서는 1백g당 0.92마리, '후디스 아기밀 순유기농 1단계'에서는 1백g당 0.36마리가 각각 확인됐다. 그러나 수입제품 이유식에서는 사카자키균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해당업체에 대해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된 제품을 자진회수토록 지시하는 한편 사카자키균 검출 원료사용 자제 및 제품 출하금지 조치를 취했다. 식약청은 또한 사카자키균에 대한 안전기준을 신규 설정하고, 영유아용 분유에 대해서도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의무적용 품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사카자키균은 대장균군의 일종이므로 이유식을 70도 이상의 물에 탄 후 알맞게 식혀 먹여야 하고, 먹다 남은 이유식은 다시 먹이지 말고 버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국내산 이유식 제품에서 사카자키균이 공식 확인되면서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게 됐으며, 특히 지난달 초 농림부 검사결과 남양유업의 '산양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된데 이어서 타사 제품에서도 확인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식약청, 검출후 1년 가까이 발표 안해 은폐 의혹

식약청은 작년 11월 외부기관에 의한 용역조사에서 4개 영아용 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음에도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지난달 농림부의 사카자키균 발표 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되자 뒤늦게 조사결과를 발표해 '은폐' 의혹을 낳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고려대 이민석 교수에게 의뢰한 외부연구용역 사업에서는 이유식 6건에 대해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는 보고서가 제출됐었다. 이때 식약청은 간부회의를 거쳐 미공개키로 하면서 자체검사를 거쳐 사카자키균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실을 숨겼다.

그러나 지난달 농림부의 사카자키균 검출 발표 이후 떠밀려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국내 분유업체 4곳 제품 모두에서 사카자키균이 나오자 뒤늦게 잠정 안정기준을 설정하고 관련제품을 회수하는 등 조치에 착수해 은폐 논란을 자초했다.

할인매장, 관련제품들 일제히 퇴출

사카자키균 파문이 확산됨에 따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업계는 사카자키균이 검출된 이유식들을 일제히 퇴출시키기로 했다. 할인점업계는 식약청 등 기관 발표 또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식품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매장에서 제품을 철수시키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정했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파스퇴르, 일동후디스 등 업체들도 식약청 지시와 할인매장의 퇴출 명령에 따라 일제히 사카자키균이 검출된 제품들을 모두 수거하기로 했다.

할인점업계는 그러나 이에 멈추지 않고 세균이 검출된 시기에 제조된 제품 외에도 해당 브랜드 제품을 모두 수거해 반려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부모들은 이렇듯 유명기업의 제품이 문제됨에 따라 더이상 이들 제품을 먹이는 대신 부모들이 직접 전통적 방식에 따라 유아식을 만들어 먹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기업들을 맹성토하고 있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25 19
    짬장

    된장국에 밥말아서 먹여
    이유식 구경도 못헸지만,
    살때문에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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