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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장관-대법관, 골프장 입장료도 특혜”

보훈처 직원들도 5년간 48회 ‘공짜 외유’ 즐겨

전ㆍ현직 대통령, 국회의원, 각 부 장관, 대법관 등 소위 고위층들은 골프장 이용시에도 여전히 관행적인 혜택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가보훈처 직원들이 산하 단체 예산으로 공짜 해외관광을 지난 5년간 무려 48회나 다녀온 사실도 드러났다.

여전한 고위층 골프장 특혜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가보훈처 국정감사에서 ‘88골프장 2005년 입장료 할인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ㆍ현직 대통령, 총리, 현직의원, 각 부처 장관, 대법관, 보훈처 전ㆍ현직 국장 등이 무려 1천6백42회의 입장료, 총 2억1천1백73만여원의 할인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이들의 특혜를 질타했다.

문제의 88골프장은 국가보훈처(처장 박유철)와 산하기관인 (주)88관광개발(대표 김기영)이 보유ㆍ운영하고 있는 골프장으로 보훈기금 증식을 목적으로 한 골프장이나 고위직들에게는 ‘택스 헤이븐’(tax havenㆍ조세회피지)이나 다름없었다.

전ㆍ현직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88골프장 특별회원 대우를 받고 있는 고위직 2명은 지난 해 이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긴 뒤 고작 6만원을 이용료로 지불했다. 정상가는 40만원이다.

현직 국회의원, 장관, 대법관 등도 지난 해 88골프장을 이용하며 4백79회나 요금 할인을 받았다. 이들에게 정상적인 입장료를 받았다면 지난 한 해만 총 6천4백74만1천7백원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88골프장의 할인 혜택 인사 그룹에는 고문변호사ㆍ고문회계사ㆍ고문노무사 등 법조계 인사들도 끼어있었다. 이들 법조인사도 지난 해 70회의 할인 혜택을 받으며 총 1천83만9천3백원의 국고가 소진됐다.

특혜 대상에는 당연히 88골프장의 주주 및 이사장인 국가보훈처장과 보훈처 전ㆍ현직 국장들도 끼어 있었다.

지난 해 4월,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정기총회에서 장ㆍ차관과 국회의원 등에게 골프장 입장료를 관행해 주던 관행을 폐지할 것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럼에도 영리목적으로 존속하는 골프장임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관 산하 골프장은 고위층들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지도급 인사들이 몇푼 아끼기 위해 국고 수입을 축내며 특혜골프를 쳐온 사실이 드러나 또다시 모럴 해저드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보훈처, 5년간 48회 ‘공짜 외유’ 즐겨

한편 이 날 국가보훈처 국정감사에서는 보훈처 직원들이 최근 5년 동안 산하기관 예산으로 무려 48회 이르는 공짜 외유를 즐겨왔던 사실도 드러났다.

보훈처가 23일 열린우리당 서혜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훈처 직원들은 (주)88관광개발(대표 김기영), 대한민국상이군경회(회장 장달신) 등 보훈처 산하기관으로부터 전액 또는 부분 해외출장비를 지원받아 최근 5년간 총 48회의 공무 국외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보훈처 직원들은 이같은 해외출장 중 절반이 넘는 26회의 공무 국회여행에 대해 여행보고서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 현행 대통령령 공무 국외여행규정에 따르면 ‘공무 국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공무 국외여행자는 30일 이내에 공무 국외여행 보고서를 허가권자(장관)에게 제출’하도록 돼 있다.

보훈처 직원들이 해외 출장 후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들이 다녀온 해외출장 내역을 보면 전통안마, 골프라운딩, 쇼핑관광 등 공짜 관광에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상이군경회 주관으로 다녀온 베트남 전적지 순방 출장 역시, 도시 관광 및 석회동굴관광, 환검호수 관광 등의 일정으로 짜여있었다.

보훈처 역시 이들 직원들의 공짜 외유를 부추기는 데 앞장섰다. 2005년 4월 개정된 공무국외여행규정에 따르면 여행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소속기관 이외의 기관 또는 단체(개인 포함)에서 부담할 경우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보훈처는 이와관련한 단 한 차례의 위원회도 개최하지 않았다.

보훈처가 막대한 예산을 산하기관에 뿌렸고, 산하기관은 다시 이 예산을 이용해 보훈처 직원에 공짜 해외 관광을 시켜준 꼴이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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