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강준만 "盧, 보수신문 키워준 1등공신"

盧-보수신문 '적대적 의존' 질타, "둘 감정싸움에 나라가 휘청"

참여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보수신문의 쇠락이 예상됐었다. 2002년 대선과정에 워낙 치열한 전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반이 지난 지금,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신문은 최소한 신문업계에선 여전히 절대적 위상을 지키고 있다.

아니, 신문업계내 점유율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조선일보>의 경우는 올 들어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줄어들던 구독자 숫자가 멈추고 최근 두어달 사이에는 매달 1만부 부수가 늘어나는 확장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사회의 보수화 때문일까. 아니다.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가 13일 나름의 진단을 내놓았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는 거다.

강준만 "盧정권, 지금 소꼽장난 하나"

강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에 기초한 '노정권·보수신문의 감정 싸움'이란 글을 통해 "노대통령이야말로 보수신문을 키워주는 1등공신"이라고 단언했다.

강 교수는 "한미자유무역협정과 전시작전통제권. 이 두 사안만큼 노무현 정권과 보수신문의 독특한 면모를 적나라하게 폭로해주는 것도 없을 것 같다"며 "양쪽은 불구대천의 원수인 것 같지만, 사실상 서로 돕는 기묘한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우선 노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려 "두 사안 모두 국가와 민족을 위한 웅대한 비전이라는 노 정권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로 하자"면서 그러나 "문제는 절차와 과정이다. 둘 다 낙제점"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노 정권은 심심하면 대화와 토론을 강조하고 스스로 '참여정부'라는 간판까지 내걸었으면서도 중대한 사안일수록 혼자 결정하고 혼자 밀어붙이고 반대파를 모욕하는 독선ㆍ독단ㆍ독주를 자주 저지르고 있다"며 "도대체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넘겨 주겠다는 대연정은 왜 제안했었는지, 지금 노 정권이 소꿉장난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아심마저 들 정도"라고 힐난했다.

강 교수는 "둘 다 모두 성사만 시키면 노 정권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욕심의 문제를 간파한 전 청와대 경제비서관 정태인은 노 정권의 한미자유무역협정 시도를 '한건주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고 꼬집었다.

"보수신문, 사안 따라 내부비판의 가치도 춤 춰"

강 교수는 이어 화살을 보수신문 쪽으로 돌려 "보수신문들은 정태인의 그런 비판을 어떻게 다루었던가"라고 반문한 뒤 "노 정권에 내부비판이 없다고 목청을 높여온 평소 주장대로라면 정태인의 '내부고발'을 일단 높이 평가해야 마땅한 일이었다. 그러나 보수신문들은 정태인을 혹독하게 비난했다. 노 정권 내부 기강까지 문제삼았다"고 보수신문의 이율배반적 접근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해 노 정권에 몸담았던 고위 인사들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나섰다. 정태인 사건에 비추어 보자면 보수신문들은 그들을 비판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보수신문들은 이번엔 내부비판의 소중함을 역설했다"며 "(그러다가) 일부 여당 의원들이 한미자유무역협정 추진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나서자 이건 또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고 보수신문 논조의 일관성 부재를 꼬집었다.

강 교수는 "보수신문들이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들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은 적극 지지하는 반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적극 반대하기 때문"이라며 "사안에 대한 찬반에 따라 내부비판의 가치도 춤을 추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략적 이해관계 따라 이랬다 저랬다는 노정권과 보수신문 공통점"

강 교수는 이어 본격적으로 노대통령과 보수신문의 아이러니컬한 공통점과 공생관계를 질타하기 시작했다.

강 교수는 "일관된 원칙이 없이 당파적ㆍ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건 노 정권과 보수신문들의 공통점"이라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양쪽은 상대편을 극도로 불신한다. 자신의 문제점은 망원경으로도 보지 않으려 하는 반면, 상대편의 문제점엔 현미경을 들이댄다"고 질타했다.

그는 "그래서 얻는 게 무언가"라고 물은 뒤, "노 정권은 보수신문들을 열성 지지자 결집과 자신의 무능ㆍ과오에 대한 '면죄부'로 활용하는 반면, 보수신문들은 노 정권을 당파적ㆍ상업적 목적에 활용하고 있다"며 양측의 교묘한 '적대적 의존'을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런 적대적 공생관계에서 이익을 더 많이 남기는 쪽은 보수신문들이다. 노 정권 지지도와 보수신문 지지도는 상호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 "노 정권은 10%대 지지율을 기록함으로써 보수신문들을 키워주는 1등공신이 되었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런 결과를 "국가적 비극"이라고 규정한 뒤, "노 정권과 보수신문들은 상대편의 주장을 악의적으로만 해석해 갈등을 증폭시키고 없어도 될 갈등까지 만들어내고 있으니 말이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강 교수는 "노 정권과 보수신문들 사이의 갈등은 본질적으로 이념ㆍ정책 싸움이라기보다는 감정ㆍ오기 싸움이다. 양쪽 모두 그간 상대편의 약을 올리는 데엔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해왔다"라며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그렇게 노는 것도 좋겠지만, 그 와중에 나라가 휘청대니 그게 문제"라는 특유의 독설로 글을 끝맺었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4 3
    웃겨

    사기꾼은 지가 키워줬으면서
    김정일이 준만입에 퍼준 핵넣어줄겨.

  • 3 3
    두류산

    강준만과 진중권이가 일등공신이다
    조중동 배가에 크나 큰 공이 있으므로
    노구리패를 선물합니다
    노빠일동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