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가 출구전략에 나선 이유는? 우리는
[송기균의 마켓뷰] 다시 곱씹어 봐야 할 IMF의 조언
국제통화기금(IMF)이 2010년1월26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의 제목이다.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는 IMF가 정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상황을 분석하여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각국의 금융정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자료다.
최근 보고서는 금융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며 새로운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우리 금융상황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보고서의 요약 부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시스템 리스크는 감소하고 있다. 그것은 실물경제는 개선되는데 각국 정부가 금융시스템에 강력한 지원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선진국과 위기에서 큰 타격을 받은 일부 이머징국가들은 아직도 금융안정도가 취약한 상태다. 그러므로 최우선 과제는 이들 국가의 금융시스템을 회복시켜 대출기능이 정상화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금융위험을 정부가 떠안은 것과 정부부채가 급증한 것 때문에 향후 금융리스크는 커질 것이고, 또한 출구전략의 시행이 어렵게 되었다.
일부 이머징국가들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자산가격과 환율이 상승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지금까지의 금융완화정책을 철회하는 출구전략을 다른 나라들보다 더 일찍 시행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리스크가 증가할 것이다.
모든 국가들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는 위기 국면에서 시행한 비상조치들을 철회하는 출구전략의 시행이다. 출구전략의 실행으로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더 안정되고, 유지가능한 경제성장을 지원할 역동성을 갖게 될 것이다.
이 보고서가 우리 금융상황과 금융정책에 시사하는 점은 이렇다.
첫째, 출구전략이 금융시스템의 안정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아주 중요하다.
둘째, 대다수 선진국과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은 일부 이머징국가들은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이므로 출구전략을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상태다. 여기서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란 구체적으로 ‘금융기관의 대출이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선진국들은 아직도 대출이 감소하는 현상, 즉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진행 중이다. 그러므로 선진국의 경우 디레버리징이 끝나는 시점이 출구전략을 실행할 시기다.
셋째, 일부 이머징국가들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자산가격이 급등하여 금융 리스크가 커졌으므로 출구전략 실행을 앞당겨야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을 제외한 대다수 이머징국가들에서 대출이 감소하였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나온 데이터에 의하면 아시아국가들의 경우 2009년 대출이 감소하였다. 즉 2009년 아시아국가들의 자산가격 급등은 대출증가가 주요 원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자산가격이 급등하자 IMF는 이들 국가들에게 신속한 출구전략 실행을 권고하고 있다.
IMF의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의 내용을 우리 금융상황에 적용하면 이렇다.
2009년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국가들 중 하나다. 그 결과 자산가격이 급등하였다. 그러므로 위 보고서의 권고에 따라 출구전략을 조기에 실행해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대출이 크게 증가하여 금융리스크는 더 높아진 상태다. 따라서 이머징국가들 중에서도 한국은 출구전략을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 IMF 보고서에서 얻게 되는 결론이다.
중국, 인도, 호주 등 아시아국가들이 앞다퉈 출구전략에 나선 것도 IMF 보고서를 무게있게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1982), 동원증권 런던현지법인 대표, 코스닥시장 상장팀장, 코스모창업투자 대표,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본부장, (현) 송기균경제연구소 소장. 저서 <불황에서 살아남는 금융의 기술>과 <유동성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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