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결국 '분당'으로?...아직은
<조선> "분당하든지 손 잡든지", <내일> "루비콘강 건너"
<조선일보> "이-박, 분당하든지 손 잡든지"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날로 악화되는 한나라당 내홍을 전한 뒤, "이명박 대통령은 그간 박 전 대표 문제가 나오면 '밖에 알려진 것처럼 문제가 있지 않다'고 해 왔지만, 박 전 대표 세력이 청와대에 의한 한나라당의 사당화(私黨化)를 당의 근본 문제로 들고 나옴에 따라 한나라당 문제는 더 이상 덮어둘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사설은 "이제 한나라당의 선택은 세 가지"라며 "첫째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불화 구도가 노골화된 상태에서도 큰 문제가 없는 양 질질 끌고 가는 것이다. 이 경우 정부의 국정 추진 능력은 땅에 떨어지고 국민 사이에 한나라당 혐오 현상은 크게 증폭된다. 결국 이 대통령이나 박 전 대표 모두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사설은 이어 "둘째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 정직하고 솔직하게 각자의 요구 사항을 내놓고 상대에게 그 정치적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한나라당 정권의 책임자로서 그 성패(成敗)의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것"이라며 "이 경우 가장 어려운 고비는 정부와 당의 구성 그리고 각종 선거 공천권의 지분을 조정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마지막으로 "셋째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당'과 '박근혜 당'으로 갈라서 독자적 길을 걷는 것"이라며 '분당'을 거론한 뒤, "이 대통령은 정권 실패의 위험을 무릅써야 하고,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정권을 침몰시킨 책임자라는 이름을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설은 "국민은 집권 이후 한시도 잠잠한 적이 없는 집권당 내분에 이미 지쳤고 이제 진저리까지 치고 있다"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정권의 성패와 정치적 생명을 걸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촉구로 글을 끝맺었다.
<조선일보> 사설은 두번째 해법, 즉 '정치적 지분'을 나눠갖는 쪽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으나, 이 과정에 최악의 경우 '분당'으로 갈 가능성이 있음을 거론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내일신문> "이명박-박근혜, 루비콘강 건너. 이별 선언할 것"
<조선일보>에 앞서 '분당' 가능성을 공식 거론한 언론매체는 <내일신문>이다.
<내일신문>은 11일 <이명박-박근혜, 루비콘강 건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나라당 출신의 한 정치원로가 최근 사석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는 끊임없이 갈등을 거듭하다 결국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별을 선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2007년 8월 경선 이후 1년반동안 지속되어온 껄끄러운 동거가 공식적인 파경을 맞게 될 것이라는 얘기"라며 "당협위원장 임명-시도위원장 선출-원내대표 선출-10월 재보궐선거 공천 등 줄을 서있는 정치일정도 고비지만 결정적으론 내년 지방선거 공천이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후반기를 결정짓는 지방선거에 목맬 수밖에 없는 이 대통령과 차기대선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박 전 대표로선 지방선거 공천권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동국대 박명호 교수는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미래권력 입장에서 이 대통령을 자신의 행보에 대한 방해세력으로 보고 어떤 기대도 하지않는 반면,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를 차기주자 여럿 가운데 한 명으로 치부하고 차기구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는만큼 궁극적으로 두 사람의 화해가 이뤄지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친이-친박 모두 '분당'에 부정적...그러나
이처럼 언론이 '분당'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으나, 친이-친박 진영 모두 현재로선 분당에 부정적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측근은 12일 "탄핵역풍으로 사실상 붕괴상태였던 한나라당을 살렸던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자신의 당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전 대표가 당을 나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당을 나가려 했다면 친박계가 공천 학살을 당한 지난해 총선때 나갔을 것"이라며 "친이계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열린우리당처럼 신당을 만든다면 모르는 일이나 박 전 대표가 따로 당을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이계 범주로 분류되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의 변철환 대변인도 11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분당 가능성에 대해 "당분간은 분당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본다"며 " 상당 기간 정국의 주도권은 한나라당 후보였던 대통령이 쥐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먼저 나가는 쪽이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특히 이제 박 전 대표가 나가면 지난번에 탈당경력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안 좋은 이미지가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이계 의원들도 '분당'이란 단어 자체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분당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4월총선과 같은 '대충돌'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는 양자 모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양쪽 모두 기반조직의 사활이 걸린 선거인만큼 한 치의 양보도 불가능하며, 이에 따라 또다시 4월 총선 같은 공천 학살이 단행될 경우 한나라당 후보와 친박 무소속후보가 격돌하는 4월 총선 리바이벌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실상 당이 양쪽으로 쪼개질 것이란 의미다.
분당을 피하려 애쓰나, 내용상으론 점점 분당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게 한나라당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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