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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 "한국, 제발 한번만 봐 달라"

[WBC] 4강 상대로 미국은 부담, 그러나 일본전은 필승해야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챔피언을 꿈꿨던 미국팀의 희망은 결국 16일(한국시간) 한국과 일본의 8강리그 마지막 경기결과에 초조하게 목을 매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한국전에서 패하면 즉각 탈락하는 일본의 처지도 오십보백보다.

한국과 일본 모두 최소실점전략

일본은 반드시 한국에 승리를 해야 하고, 승리하더라도 5점 이상 실점하면 탈락한다. 한국 역시 6점이상 실점하며 패하면 4강진출이 좌절된다. 이렇게 놓고본다면 한국과 일본 양팀은 어쨌든 실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 수 밖에 없고, 미국이 바라는대로 난타전을 벌일 가능성은 그다지 많아보이지 않는다.

현재 한국은 16일 일본전 선발로 박찬호를 내정해 놓았으며, 일본은 아시아예선에서 한국전 선발로 나왔던 와타나베가 다시 선발등판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박찬호는 이번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의 뒷문을 책임지며 3세이브를 올리고 있다. 특히 일본과의 아시아예선에서는 이치로를 포함한 세명의 타자에게 같은 구질의 패스트볼 7개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치욕을 안겨주기도 했다. 일본 타선이 상승세에 있긴 하나 쉽게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일본의 선발 와타나베도 지난 아시아예선에서 한국팀을 상대로 변화무쌍한 구질을 선보이며 4.2이닝동안 단 1실점만을 허용하며 '짠물투구'를 선보인 바 있다. 한국팀 역시 지난 미국전에서 타선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쉽사리 공략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미국을 탈락시키고 준결승에서 다시 한 번 '진검승부'(?)

사실 한국과 일본에게 가장 유리한 1차 시나리오는 미국을 탈락시키는 것이다. 8강리그에서 확인했듯이 미국은 홈 어드밴티지는 물론 심판진의 노골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일본은 그 덕분에 다 잡았던 경기를 도둑맞아야 했고, 한국도 애매한 볼판정으로 인해 여러번 위기를 맞아야 했다.

따라서 세계최강 전력이라는 미국팀의 저력은 차치하고서라도 4강에서 다시 미국을 만난다는 것은 한국과 일본 양팀이 공히 피하고싶은 상황이다. 더구나 '스몰볼'로 대변되는 한국과 일본의 야구가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도박사들로부터 우승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 살아날지 모르는 최강전력에 홈어드밴티지와 유리한 심판판정까지 등에 업은 미국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아시아팀끼리 준결승에서 다시 '진검승부'를 펼쳐 최소 준우승을 확보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 모두를 얻을 수 있음을 한.일 양팀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또한 4강에서 맞붙을 팀들이 강타선과 훌륭한 투수들이 즐비한 중남미국가의 팀들이긴 하나, 미국과의 경기에서도 드러났듯 투구수 제한 등 여러 변수들로 인해 이들 중남미 팀들과 실력으로만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펼칠 경우 그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팀 선수단은 그러나 일본전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입장이다. 4강 자력진출은 물론, 국민정서상 일본에게만은 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입장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초조한 입장이다. 8강리그에서 떨어질 경우 치욕을 갚아주기 위해선 다음 대회때까지 3년을 기다려야 하며, 그에 앞서 미국팬들의 지독한 비판세례가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꼼수로 출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은 WBC 대회. 우리팀이 정정당당한 실력으로 대회의 권위를 수립할 일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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