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쇄신풍' 확산...이상득 정조준?
소장-원조 소장파 연합, "차제에 박희태도 함께 바꿔야"
원조 소장파들도 소장파 지원사격 나서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정두언, 권영세 의원 등 한나라당 '원조 소장파'들은 6일 오후 회동을 갖고 소장파 '민본 21'이 지난 4일 당 쇄신론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방미길에 오른 박근혜 전대표를 수행해 출국한 진영 의원도 출국전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당초 오는 9일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날 아침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대표간 조찬회동이 열리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회동 날짜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원조 소장파들의 모임 역시 소장파와 마찬가지로 '초당파적'이란 특성을 띠고 있다. 남경필, 원희룡, 권영세는 중립파, 정두언, 정병국은 친이, 진영은 친박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서 소장파가 요구한 '부자당 정책' 탈피, 박희태 대표체체를 포함한 당정청 물갈이, 당내 계파화합 등 3대 쇄신안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 이들의 가세로 소장파의 '쇄신풍'은 한층 기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김무성 원내대표 갖곤 안돼, 박희태도 바꿔야"
소장파와 원조 소장파들은 박희태 대표가 이날 조찬회동에서 이 대통령에게 친박좌장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자는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지는 데 대해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3대 요구중 하나인 계파화합에 부합하는 조치라는 의미에서다.
그러나 이들은 '김무성 원내대표'만으로 사태를 무마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단호한 입장이다. 박희태 대표체제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 대표 교체를 위한 조기 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는 것.
'민본 21'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재보선 이전에 조기 전당대회를 소집해 당대표가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김 의원은 동시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종합부동산세 무력화, 미네르바 구속, 미디어법 강행처리 시도 등을 대표적 실정으로 꼽으며 '탈(脫)부자당 정책' '민주적 정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청와대 '불쾌', 이면에 의혹의 눈길도
문제는 이런 소장-원조 소장파의 '쇄신 요구'를 이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이다. 청와대도 일부 인적 쇄신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총선전부터 총선후에 청와대 비서진과 일부 비경제부처 각료 교체를 검토해 왔다. 알려진 것보다 상당히 큰 폭의 개편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문제는 '국정기조' 자체를 바꾸라는 이들 요구에 이 대통령 및 청와대가 큰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요구에 대해 "국정 기조가 뭐가 문제냐"고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쇄신요구 이면에 순수하지 못한 파워게임적 요소도 가미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선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들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친이계가 대부분 지난해 두차례 이상득 의원을 밀어내려 했던 '비주류'라는 대목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궁극적 타깃이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실제로 소장파들은 이 의원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극구기피하고 있으나, 4.29 재보선 공천때 경주에 이상득 의원 측근 정종복 후보를 공천한 것은 이 의원의 입김에 박희태 대표가 휘둘렸기 때문이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요컨대 박희태 교체요구는 곧바로 이 의원의 2선후퇴 요구라는 측면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최종 선택은 이 대통령에게 달려있는 모양새이나,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박 대표와의 조찬회동 모두 발언을 통해 "당이 쇄신과 단합 두 가지를 대표 중심으로 잘해가야 한다"며 박희태 체제 재신임 발언을 해, 소장파 등의 전면적 물갈이 요구는 실현되기 힘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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