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이희헌 게이트' 터지나, 정치권 바짝 긴장

남광토건 탈법인수 및 사업과정에 천문학적 거액 정치권에 유입

오랜 기간 검찰가 주변에서 초대형 정경유착 스캔들로 거론돼온 '이희헌 게이트'가 마침내 수면위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현재까지는 이희헌 남광토건 전 대표(47)가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수사가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으나, 검찰은 거액의 비자금이 여권의 고위 실세의원 등에게 흘러간 혐의를 잡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이희헌 게이트' 마침내 터지나

이희헌 전 대표는 현재 남광토건의 회삿돈 5백74억원을 횡령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돼, 실형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 대표는 2003년 7월 남광토건을 자신이 운영하는 골든에셋플래닝 명의로 인수한 뒤 남광토건 자금 3백억원을 횡령, 인수자금 변제에 사용했다. 계약금 43억원만 내고 인수하고자 하는 회사의 돈을 빼내 도급순위 10위권의 중견건설업체 남광토건을 삼킨 것이다.

이희헌 남광토건 전 대표의 비자금 파문이 정치권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어 또 같은해 9월 자금당당 직원과 공모해 회사자금 20억원을 인출, CD(양도성예금증서)로 전환한 뒤 이를 모 캐피탈에 담보로 제공해 대출을 받는 등 2004년 5월까지 7차례에 걸쳐 2백74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 비자금을 조성했다.

결국 그는 2004년 10월 대검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 꼬리가 잡혀 전격구속됐고, 1.2심과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가 확정돼 현재 복역중이다.

문제는 그가 검찰 수사 과정에 남광토건에서 빼내 조성한 2백74억원의 개인비자금 사용내역에 대해 함구로 일관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법원에서 그에 대한 유죄가 확정된 뒤에도 비자금 사용내역을 밝히기 위한 수사를 계속했고, 최근 들어 비자금 중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16일 이와 관련, "검찰이 최근 이씨가 이 돈(기존의 횡령금) 외에 남광토건 자금 19억원을 납골당 건립을 추진하던 모 국립공원 내 사찰 주지 문모(48·수감중)씨에게 빌려주는 등 문씨에게 회사 돈 50억원을 추가로 빼돌린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검찰은 두 사람이 사업을 빙자해 미리 짜고 남광토건의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검찰은 또 수사과정에서 이씨 등이 2004년 2월 비자금으로 여권의 실세 의원 2명에게 수천만~수억원을 주면서 로비를 했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 이씨와 사찰 주지 문씨를 최근 여러 차례 소환 조사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검찰은 문씨가 이씨로부터 납골당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여권 실세 A의원에게 로비를 한다며 거액의 돈을 받아갔다는 정보를 확인 중이다. 문씨는 그러나 “A의원에게 로비한 적이 없다”고 했고, 오히려 “이씨가 여권의 또 다른 실세인 B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이에 따라 검찰은 이씨와 문씨 등의 계좌를 추적하는 등 실제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거물급 정치인 이름들 흘러나오기 시작"

익명을 요구한 검찰의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희헌 비자금의 정치권 유입 의혹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과 함께 그동안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해온 양대 현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희헌씨가 조성한 개인 비자금은 지금까지 수사과정에 드러난 회사돈 횡령액 2백74억원을 크게 웃도는 엄청난 거액"이라며 "그 돈의 상당 부분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은행 출신의 일개 금융브로커이던 이씨는 2000년 아파트 투기붐이 일자 건설업계에 진입해 2003년 알짜 건설업체인 남광토건을 거의 공짜로 삼켰다"며 "이같은 봉이 김선달식 회사사냥은 권력 실세들의 비호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 이씨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으나, 사건 관련자들의 입을 통해 정치권 고위인사들의 이름이 하나둘 흘러나오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이들 중에는 DJ정부 시절 실세들도 있고 현 정권의 거물급 정치인들의 이름도 있다"도 말해, 향후 '이희헌 게이트'가 몰고올 파괴력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