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지금이 '버블타령' 할 때냐고? 할 때다"

[송기균의 '마켓 뷰'] 정부당국의 '유동성 거품' 외면을 보고

지난 3년 간 통화량이 급증하여 시중에 천문학적인 금액의 부동자금이 떠돌고 있고, 이것을 자양분 삼아 버블의 독버섯이 활짝 피어나고 있다. 그런데 더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태도다. 이 독버섯을 제거할 생각도 없고, 그것이 자라는 서식지를 없앨 의향도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오히려 버블을 더 키우는 정책만 추진하고 있다.

“시중에 800조원의 과잉 유동성이 있는 거는 맞다. (그것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예의주시해야 한다. 그러나 통화를 긴축(과잉유동성을 회수)할 때는 아니다. 왜냐면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재정부 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1가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는 정부의 계획대로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도 했다.

버블의 위험성이 얼마나 크고 그것이 붕괴되었을 때 국가경제와 국민들, 특히 경제력이 취약한 하위계층이 받는 타격이 얼마나 심대한지는 지금 우리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의 실업률이 8.5%로 급등하면서 지난 1년 간 추가로 늘어난 실업자수만 600만명이 넘고, 이 실업률이 올해 안에 두 자릿수가 될 것이 틀림없고, 큰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있고,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서 길거리로 내쫓긴 사람들이 줄을 잇는 등등. 그 경제적 참상을 다 표현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이런 경제적 참상의 원인은 서브프라임 버블에 있고, 그 서브프라임 버블이 생겨나고 팽창한 근본원인은 과다한 통화량 급증이라는 것은 이제는 경제적 상식이 되었다.

그 나라 사람들은 묻는다. 통화량 관리를 책임진 정부와 중앙은행은 도대체 뭘 한 거냐고. 이런 대참상이 일어날 줄을 정말 몰랐었던 거냐고. 아니면 그 가능성을 알고도 어떤 더 중요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냐고.

이에 당국자들은 답한다. 우리들은 정말 잘 해보려고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그래서 죄송하다고.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정말 잘 해보려고 했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정말 잘 해보려고 했는데 의도하지 않은 이런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고위직에 있던 인사들은 대답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였다고. 실업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돈을 풀 수밖에 없었다고. 경제를 살려 실업자가 느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버블 같은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고.

이 대답을 들은 사람들은 더 이상 할 말을 잃는다. 그들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확인하고는, 그들에게 그런 권한을 맡겼던 자신들의 부주의를 탓하는 것 외에는 달리 책임을 물을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경제에 버블이 상당한 규모로 커졌기 때문에 버블 붕괴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답변도 똑같다. "지금 실업자가 100만명을 육박하는데 버블타령이나 하고 있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고.

우리 정부는 한 술 더 뜬다. ‘1가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해야만 경제가 살아난다고 정부와 집권여당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투기를 부추키는 정책들도 줄줄이 내놓을 태세다.

돈 가진 사람들은 부동산에 맘껏 투자하라고, 세금걱정일랑 하지 말라고, 부동산에 버블을 만들어도 좋으니 제발 경제만 살려달라고 독려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속 좁은 시각일까?

버블이라도 키워서 실업자 증가를 막아보겠다는 노력을 눈물겹다고 표현하기에는 버블붕괴 이후의 참상이 너무나도 눈에 선하다. 지금 우리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는 미국의 현실이기에 더 그렇다.

더 중요한 사실은 통화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버블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겠지만, 그래서 조만간 닥칠 붕괴 이후의 경제적 충격 역시 엄청날 것이지만, 정부가 바라는 실업자 감소효과는 아주 미미할 것이다. 왜 그런지 다음 글에서 따져 보겠다.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1982), 동원증권 런던현지법인 대표, 코스닥시장 상장팀장, 코스모창업투자 대표,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본부장, (현) 기업금융연구소 소장. 저서 <불황에서 살아남는 금융의 기술>
송기균 기업금융연구소장

댓글이 9 개 있습니다.

  • 8 3
    노경

    은행 수신액 급속 감소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들썩거리기 시작한다는데...이런 현상이 경제가 살아나는건 아니잖아요??? 그나저나 돈이 있어야 나도 이시점에서 한번 덤벼볼텐데 무전유죄라고나 할까...

  • 6 4
    포항시민

    범인은 쥐!!!!!!!!!!!!!!!!!!
    쥐는 오직 갱제성장률 수치만 생각!!!!!!!!!!!!
    버블을 왕창 키워서라도, 갱제 성장률 올리고 싶어한다.
    다 이게 멍청한 궁민들의 업보다.
    나중에 버블이 붕괴되도, 상류층들은 손해 안본다. 대다수 궁민들이
    개 피 볼 뿐이다.

  • 13 3
    호수

    버블후에는 돈줄을 쥔 기관만 !!
    통화량 증가로 인한 버블(부동산, 주식등등)의 후유증은
    통화량만 줄인다면(바로 연이어 금리인상과 주식폭락과 부동산 폭락, 기업부실등),
    마치 종이팩 음료수를 스트로우로 쪽 빨아 마시는 것 같이 바로 홀쭉해진다.
    결국은 돈 줄을 쥔 기관만(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채권)담보를 확보한 상태에서는
    통화량이 푹 하고 땅 꺼지듯이 주저 앉으면, 불쌍하고 무지한 개미군단과
    물가상승과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서민들은 생활고에 찌드는 것이 아니라,
    생존여부가 불투명 해질 것 같다.
    즉 마치 전기의 양극과 음극쪽으로 바짝 붙게 되는 양극화의 첨예한 국면,
    빈익빈 부익부의 구조를 극단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중국인 송홍빙이 화폐전쟁에서 언급한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이 모든것이 로스차일드가의 적자, 서자인 미국연방은행과 몇몇 JP Morgan등
    달러화 물쓰듯 뿌리고 나서 금리의 폭발적인 인상과 함께 돈을 싹 회수하면)
    하여튼 우리나라는 외국 투기자금이 투기하기 좋은 나라,
    심지어 위험해서 투기하기 좋은 나라(high risk, high return)일런지도 모른다.
    이런 일이 실제로 전부 나타난다면, 정부에선 책임자만 경질하면되고(예측불가 죄송운운)
    우리들 서민은 전부 서울역에서 신용불량자로 노숙하면되고,
    미국서민들도 Tent를 들고 거리로 나와있다고 한다. 他山之石

  • 7 3
    승혁아빠

    정부는 똑똑하다
    정부는 똑똑하고 영리하다
    버블의 후유증 정도는 이미 알고 효과도 알고 다 알고 있으나
    다만 비열하고 치졸한 방법으로 천민들을 상대로 사기질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인천의 어느 교육감처럼 권력을 쥐고 있을때 평생 자자손손 배불릴 수 있는
    만큼의 재물을 착취하려니 어떤 정책도 어떤 수단도 다 천민을 착취하고
    또 권력을 이용하여 천민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것이다
    경제에 버블이 일어나면 누가 득을 보는가....
    상위층들은 그동안 충분히 재물을 쌓아갈 것이고 경제적으로 어련운 천민들은
    죽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계속 반복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양극화가 점점 진행되면 그게 경제적 신분제로 고착되는것이지
    천민을 업신여기고 등쳐먹는 이런 나라고 정부라면 차라리 없애야하지 않을까..??
    그런 나라가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지....
    답답한 현실이 슬프다

  • 11 4
    원투맨

    예측이 아니라 대응이 중요
    송기균님이나 아웃사이더님 등 댓글 다시는 분 실력이 보통이 아니네요. 유동성 공급이 생산적인 곳에 쓰이지 못하고 부동산, 주식 등에 몰리는 것 같아요. 개미들을 보면 주가챠트가 정배열되어 있고 외인이 사니까 따라서 사는 느낌입니다. 금일 삼성전자 외인이 파는 것 보면 언제 돌아설지 모를텐데요. 외인은 나름대로 옵션을 이용해 손실회피를 하는데 반해 개미는 오로지 한쪽 방향이잖아요. 요즘은 시장을 잘 보면서 기민하게 대처해야 될 거라 생각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 새글이 올라와 있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 12 6
    애독자

    간단명료!
    저같은 경제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이 간단하면서도 명료하네요. 핵심을 정말 콕
    찝어 주시는 거 같아요.
    송기균님의 글을 읽고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네요.
    다음회도 기다려 지네요.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 18 5
    아웃사이더

    버블의 붕괴는 필연
    역사상 모든 버블은 반드시 붕괴되었고 버블의 붕괴는 그 수습과정에서 시차를 두고 또 다른 버블을 만드는 도화선이 되었다.
    작금의 미국발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의 원인은 여러가지로 살펴볼 수 있겠지만 그 근원을 따져 보면 2000년의 닷컴버블 붕괴와 연이은 9.11테러사태에 도달함을 알 수 있다.
    이 두가지 경제/정치적 사건으로 촉발된 '시장의 위기'를 수습하고자 미국 정부는 저금리 정책, 규제의 지속적 완화(철폐),유동성 과잉공급 등의 정책적 수단을 무차별적으로 시행하였다.
    그 결과 전세계 금융시장은 과잉 유동성으로 몸살을 앓게 되었고 자산가격의 버블은 급속도로 팽창하였다. 세계 유수의 IB(투자은행)들은 레버리지를 극대화(자기자본의 60배 까지)하여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머니게임에 몰두하였고 신자유주의라는 명분아래 느슨해진 규제환경하에서 파생상품은 끝없는 자기복제를 통해 리스크를 무작정 키워왔다. 리스크의 관리수단이 되어야 할 파생상품이 리스크의 轉移를 통한 투기적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버블의 붕괴가 서브 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 구체화 된 이래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는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또다시 저금리 정책(제로 금리 정책)으로 유동성의 무한 공급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충실하게 부응하여 저금리 정책을 채택하고 과잉유동성을 통한 버블의 유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버블 붕괴과정에서 주식/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격의 하락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를 참지 못하는 정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주가와 부동산가격의 상승을 염원하고 유도하고 있다.
    최근 주가/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800조원에 달하는 시중의 과잉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몰린데서 비롯되었음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경기회복이니, 경제위기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났다느니 하는 정부의 시각은 가히 자가당착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위기가 닥치면 경제적 손실은 경제 색터 (민간, 기업, 정부)의 어느 부분이나 전체가 감수해야 한다. 왜, 주가와 부동산가격은 항상 오르기만 해야하는가? 주식시장에서 시장참여자 모두가 수익을 올려야 하는가? 그런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위기가 우리에게 주는 기회는 과거를 돌이켜보고 自省하여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고치고 시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버블의 붕괴와 그 수습과정에서 보다 심각하고, 큰, 더 고질적인 버블을 만들고 있는 정부의 근시안적 사고와 임기응변식 대처가 안타깝고 불안하다
    지금이라도 버블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잉유동성이 몰고 올 또 다른 만성적인 버블에 대처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버블의 팽창시간이 길 수록 사태는 수습책도 없이 악화일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심각한 실업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고에 대한 대책은 없이, 오직 버블을 유지/재생하기 위해 몰두하는 정책당국은 나중에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가!

  • 12 6
    111

    수백조를 투입하고 고작 0.1% 성장
    얼마나 재정적자 만들어놓나 함보자.

  • 12 10
    지나다

    정부정책 관계자는 CT,MRI가 있어도 쓸즐 모른다
    그저 머리 아프고 배아픈데 원인 검증없이 빨간약,아스피린만 투여한다. 또 알아도 귀가 막힌 사람들이라 남의 말 안듣는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