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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슈퍼 추경’ 마지못해 유감 표명

이석현 “사과하라” vs 한승수 “못한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8일 정부가 본예산 통과 한 달만에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한 데 대한 사과를 거부하다가 문희상 국회부의장의 중재로 유감을 표시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부는 올해 본예산을 짤 때 충분히 할 수 있는 성장률 예측을 잘못했다”며 “비정상적인 조기 추경을 제출한 데 대해 국무총리가 국민과 국회에 사과하라”라고 한 총리의 사과를 촉구했다.

한 총리는 이에 “알다시피 국제 경제가 위기 속을 치닫고 있는 것이 전 세계의 모든 현상”이라며 “시의 적절하게 선제적 대응을 위한 추경을 통해 어려움 덜 수 있다면 정부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 의원은 그러자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장률이 4%를 전제로 본예산을 만들었다, 지난 2월 대통령에게 -2%로 보고했다고 실토했다”며 “주변 상황이 변했는데 국민을 속이고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안 한 것”이라고 거듭 사과를 요구했다.

한 총리는 그럼에도 “정부가 능동적이고 선제적 대응을 하는 것을 왜 사과해야 하나. 지나친 일”이라며 “예산 편성을 잘못해서 총리가 사과했다는 적은 본 적이 없다. 예산 할 때마다 총리가 사과하나”라고 거듭 일축했다.

이 의원도 물러서지 않고 “정부의 오만한 태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며 “사과 안하면 질문할 생각이 없다”며 질문을 않고 20여분간 버티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런 궤변이 어딨어? 상황이 변하면 추경도 하는 거지”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총리가 바로 이 정부의 오만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고 맞받은 뒤 “그렇다면 유감 표명이라도 하라. 유감 표명이 없을 경우 민주당은 추경 심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 총리는 그러자 “총리의 명예에 손상이 가는 발언을 삼가라”고 맞받았다.

이 의원은 결국 문희상 국회부의장에게 “의장께서 유감 표명을 촉구해 달라”고 청했고 문 부의장이 “그 동안의 관례로 봤을 때 유감 표명 정도는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자, 한 총리는 그제서야 “의장의 뜻을 받들어 본 예산안이 통과되고 한 달 만에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추경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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