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로금리? 회사채는 '살인적 고금리'
[송기균의 '마켓 뷰'] 투기등급 회사채 금리 20% 육박
채권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부도위험이다. 채권의 만기에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면 투자가는 투자를 기피한다. 그런 기업은 수익률(금리)을 높게 발행해야만 투자가를 유치할 수 있다. 이 금리 차이, 즉 회사채 수익률과 미재무부증권(TB) 수익률의 차이를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이라 한다.
투자가들이 미국경제가 향후 호전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업의 부도위험도 낮아졌다고 판단할 테니까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도 낮아진다. 그러므로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의 변동을 통해 채권투자가들의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을 읽을 수 있다.
올해 1분기 미국 채권시장의 큰 흐름은, 특히 3월9일 이후 다우존스지수가 20% 이상 급등하는 국면에서도 리스크 프리미엄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BB 이하 기업이 발행한 투기등급 회사채의 평균 리스크 프리미엄은 17%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달리 표현하면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기업이 5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려면, 5년 만기 미재무성증권 수익률 2%에 리스크 프리미엄 17%를 더해 19%의 살인적 고금리를 부담해야만 투자가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투기등급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5% 이하였다. 채권투자가들의 미국경제에 대한 향후 전망이 어느 정도로 부정적인지 읽을 수 있다.
신용등급이 BBB 이상으로 우량한 투자등급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약 6%로 이 역시 변화가 없었다.
한 가지 긍정적인 신호는 투자등급 회사채의 1분기 총 발행액이 2천120억불로 7년 동안의 최고수준에 근접했다는 점이다. 이 정도 리스크 프리미엄이면 투자할 만하다고 판단하는 투자가들이 늘어났으니까 긍정적이다.
다만 투자수요가 늘었는데도 리스크 프리미엄이 하락하지 않은 점 역시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기업들이 경제가 회복된다고 생각했다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 낮아지길 기다려 낮은 금리로 발행하려 했을 텐데, 현재의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라도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많았던 것이다. 기업들의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불확실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부문이 모기지증권 시장 동향이다. 2007년 최고의 신용등급(AAA)으로 발행된 모기지증권의 3월24일 시장가격이 25.84%로 최저점인 24.15% 부근에 머무르고 있다. 발행 당시 부도위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 받았던 증권이 현재는 발행가격의 25.84%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주택가격에 대한 투자가들의 전망 역시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는 데 동의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채권시장이 시사하는 점은 채권투자가와 기업들이 미국경제의 향후 전망에 대해 어떤 확신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투자가들이 미국경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최근의 미국 주식시장의 단기급등도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1982), 동원증권 런던현지법인 대표, 코스닥시장 상장팀장, 코스모창업투자 대표,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본부장, (현) 기업금융연구소 소장
투자가들이 미국경제가 향후 호전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업의 부도위험도 낮아졌다고 판단할 테니까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도 낮아진다. 그러므로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의 변동을 통해 채권투자가들의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을 읽을 수 있다.
올해 1분기 미국 채권시장의 큰 흐름은, 특히 3월9일 이후 다우존스지수가 20% 이상 급등하는 국면에서도 리스크 프리미엄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BB 이하 기업이 발행한 투기등급 회사채의 평균 리스크 프리미엄은 17%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달리 표현하면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기업이 5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려면, 5년 만기 미재무성증권 수익률 2%에 리스크 프리미엄 17%를 더해 19%의 살인적 고금리를 부담해야만 투자가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투기등급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5% 이하였다. 채권투자가들의 미국경제에 대한 향후 전망이 어느 정도로 부정적인지 읽을 수 있다.
신용등급이 BBB 이상으로 우량한 투자등급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약 6%로 이 역시 변화가 없었다.
한 가지 긍정적인 신호는 투자등급 회사채의 1분기 총 발행액이 2천120억불로 7년 동안의 최고수준에 근접했다는 점이다. 이 정도 리스크 프리미엄이면 투자할 만하다고 판단하는 투자가들이 늘어났으니까 긍정적이다.
다만 투자수요가 늘었는데도 리스크 프리미엄이 하락하지 않은 점 역시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기업들이 경제가 회복된다고 생각했다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 낮아지길 기다려 낮은 금리로 발행하려 했을 텐데, 현재의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라도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많았던 것이다. 기업들의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불확실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부문이 모기지증권 시장 동향이다. 2007년 최고의 신용등급(AAA)으로 발행된 모기지증권의 3월24일 시장가격이 25.84%로 최저점인 24.15% 부근에 머무르고 있다. 발행 당시 부도위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 받았던 증권이 현재는 발행가격의 25.84%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주택가격에 대한 투자가들의 전망 역시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는 데 동의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채권시장이 시사하는 점은 채권투자가와 기업들이 미국경제의 향후 전망에 대해 어떤 확신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투자가들이 미국경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최근의 미국 주식시장의 단기급등도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1982), 동원증권 런던현지법인 대표, 코스닥시장 상장팀장, 코스모창업투자 대표,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본부장, (현) 기업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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