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성역없이 수사"에 여의도 초긴장
MB '정면돌파' 기류에 여야 모두 긴장, 여권 물갈이 기류도
청와대 "지위고하 막론하고 단호하게 대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어떤 것이든 문제가 있다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정권 실세 수사 여부에 대해서도 "대통령도 강조했지만 이른바 지난 대선과정에서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도움을 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출발점에서부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지난해 8.15 기념사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비리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추부길 목사 구속에서도 보여줬듯, 일부 언론에도 제기된 여권 실세인사나 한나라당 의원들이라 할지라도 일벌백계하겠다는 메시지인 셈.
한나라 "분위기가 심상찮다"
청와대의 삼엄한 분위기는 한나라당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이날 "검찰이 당 대표에게도 수사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정보도 안주고 있다"며 "어디까지 튈 지 정말 아무도 모를 일"이라며, 검찰이 법무장관 출신인 박희태 대표에게도 수사상황을 귀뜸조차 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마도 우리쪽에서도 몇명은 기소될 것 같다. 분위기가 심상찮다"며 거듭 긴장감을 드러낸 뒤, 일부 언론이 제기한 여권실세 C기업인에 대해서도 "예외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회장이 주무대로 활동한 부산경남(PK) 의원들이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역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이 지역 중진급 의원 2명을 포함해 상당수 한나라당 의원들이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지난 총선때 '박근혜 돌풍'이 워낙 거셌던 지역인만큼 친박계도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친박계는 박연차 수사상황을 다각도로 수집하면서 불똥이 자신들에게도 튀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박 전대표도 박연차 수사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국포럼 "거물급 여권인사 개입됐을 수도"
이 대통령이 지난해말 박연차 수사상황을 보고받고 일찌감치 '성역없는 수사'를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와, 여의도를 한층 긴장케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자 기사를 통해 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박연차 회장이 구속될 당시 사정 담당 고위 관계자로부터 수사에 관한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 수사를 하다 보면 누군가가 '박연차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는 등의 민원을 하면서 봐달라고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그 사람이 아무리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개의치 말고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안국포럼출신 의원은 "전체적인 사건 흐름으로 볼 때 거물급 여권 인사가 개입됐을 수 있다고 보고, '어떤 실세가 민원을 하더라도'라는 의미로 한 말 아닌가 본다"고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여권 내부의 주류-비주류간 파워게임 기류도 읽히는 대목이다.
정가 일각에서는 4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면책특권을 앞세워 폭로전이 펼쳐지면서 '박연차 리스트'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권이 '장자연 리스트'로 맞불작전을 펼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차제에 읍참마속의 정공법을 택한다면 여의도 입장에선 마땅한 대응책이 있을 수 없는 처지여서 여의도는 지금 벙어리 냉가슴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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