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의 해외조직 가운데 30% 이상이 성과부진에 시달리는 등 조직운영이 방만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해외무역관 제도의 통.폐합 및 인력 감축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권고키로 했다.

연간 수출창출액 1백만달러 미만도 37곳에 달해

감사원은 27일 ‘코트라 운영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코트라의 경영상황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수출 및 투자 진흥 사업, 국내.외 무역관 설치ㆍ운영, 내부 평가 제도 운용 등에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코트라 전체인력의 52%를 차지하는 해외무역관(75개국, 1백5개) 가운데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 등 20곳은 연간 수출 창출액이 총 투입예산에도 못미쳤다. 이들 20곳을 포함, 연간 수출창출액이 1백만 달러를 밑도는 해외무역관도 레바논의 베이루트 등 37곳에 달했다.

감사원은 개별 기업들의 자체 네트워크가 어느정도 확보된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의 경우 해외무역관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이들 지역에 과다 배치된 해외무역관을 거점별로 과감하게 통.폐합하고, 대신 브릭스(BRICs)와 아세안(ASEAN) 등 성장가능성이 큰 신흥 유망 지역 부분을 강화해줄 것을 권고했다.

감사원은 통.폐합 대상지역의 경우 인력감축도 함께 주문했다. 현재 미국(9개)과 독일(4개), 일본(4개) 등 10개국에서 복수의 무역관이 가동되고 있다.

감사원은 또 국내 12개 지역에 분산돼 있는 지방 무역관 제도의 경우도 지역별로 지나치게 세분화돼 업무효율이 떨어지는데다 역할에 비해 조직이 비대하다고 결론짓고 조직 통.폐합 및 이에 따른 인력조정을 권고했다.

코트라는 또 수출 실적을 집계하는 과정에서 수출 업체가 임의로 제출한 수출상담액에만 의존, 관세청 통관금액과 큰 차이를 보이는 등 실적을 과대 산정한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밖에 ▲해외기업의 외자투자 및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업무 부실 ▲내부 평가의 객관성 결여 ▲중소기업진흥공단, 농수산물유통공사 등 수출지원 유관기관과의 업무 중복에 따른 예산낭비 우려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코트라가 이번 감사를 통해 급격히 변화하는 경제환경에 맞춰 국가경제 및 수출기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관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른 공기업의 경영개선 작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라는 무역진흥을 통한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지난 62년 설립됐으며, 소속 인원도 설립 당시 1백4명에서 작년 말 현재 7백37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체 예산의 84.3%에 달하는 1천8백89억원을 국고보조금으로 지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