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용산 참사의 책임을 철거민 측으로 떠넘기기 위해 화재 발생지점에 대한 철거민의 진술을 왜곡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15일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구속된 피의자 김주환씨의 진술을 토대로 용산참사 발화지점을 망루 3층 계단이라고 발표했지만, 김 씨의 변호인인 장서연 변호사에게 확인한 결과 김 씨는 심문 과정에서 발화라는 용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김 씨는 심문 당시 ‘망루 3층 발화 지점을 봤느냐’라는 검찰의 추궁에 ‘그렇다’고 답했다”며 “그러가 함께 있던 장 변호사가 ‘불이 거기서 시작된 것이냐’고 묻자, 김 씨는 ‘불이 거기서 시작됐는지는 모르고 거기서 불빛이 보였다는 것’이라고 진술을 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씨는 초교 졸업학력으로 표현 능력이 부족해 ‘발화점’을 불빛이 보인 지점이라는 의미로 진술한 것”이라며 “정정 진술한 내용은 심문조서에도 정정해서 기재했지만 검찰 발표에는 이 내용이 무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발화지점이 3층인지, 1, 2층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망루 구조상 4층에 몰려있던 철거민들이 1, 2층으로 화염병을 던지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검찰이 망루 3층에서 불이 났다고 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국회 결의로 특별검사제를 할 수밖에 없다”고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용산 참사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최초 발화지점은 망루 3층 계단이며, 경찰에 저항하기 위해 던진 화염병이 시너로 옮아 붙으면서 1층까지 불이 번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