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 언론 호들갑. 계속 빙하기다"
<현장> 송파만 반짝. 타워팰리스도 3천만원선 붕괴
강남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일부 경제지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실제로 제2롯데월드 건설이라는 호재를 만난 잠실의 유일한 재건축 단지인 5단지는 1억~1억 5천만원씩 호가가 올랐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시작된 2년만의 일이다.
제2롯데월드 때문에 잠실 5단지는 호가 급등. 거래는 '글쎄'
12일 낮 잠실 5단지 앞 상가. 30여개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분주해졌다. 하루에도 수십여통의 매매 및 매입 문의 전화가 오고 있고 현장에 직접 나와 상담을 받는 고객들도 부쩍 늘었다.
단지 안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이 1억~1억5천만원까지 상향 조정된 호가로 다시 나오고 있고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그러나 "언론이 너무 부풀리며 앞서 나가고 있다"며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건 사실이지만 호들갑을 떨 정도로 활발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지 입구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신중하긴 마찬가지였다.
20대 딸과 집값을 알아보러 나온 60대 남성은 "노무현 정권때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상복합 발언으로 집값이 엄청나게 뛰었다가 불과 보름도 안 지나 제자리로 돌아왔었다"며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잠실 주공 5단지는 오세훈 시장이 이 일대를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과 3주새 호가만 3억원 가량 뛰었다가 수그러든 적이 있다.
매물 확인차 나온 50대 여성은 "거래가 활발하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나와봤다"며 "매력적인 재건축 단지지만 요즘 주변에 재건축에 투자해 손해를 본 사람들이 워낙 많아 매물 정도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근 반포 자이-래미안은 빙하기
하지만 들썩이는 곳은 잠실 5단지뿐이었다.
인근의 반포 자이(주공 3단지), 반포 래미안(주공 2단지)는 여전히 꽁꽁 얼어 있었다.
재건축이 끝나 지난 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반포 자이 단지. 아파트 곳곳에 '입주를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실제 입주율은 20~30%에 그쳤다. 총 44개동 3천410세대 규모인 대규모 단지는 저녁이 되면 불 켜진 곳의 수를 셀 수 있을 정도로 암흑천지였다. 3.3㎡당 3천만원을 넘는 분양가를 내고 입주한 이들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인근 강남고속터미널 부근 K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초기에는 평당 4천만원까지 바라본 곳이 반포 자이 단지인데, 지금 평당 1천만원을 깎아 급매물로 나와도 거래가 없다. 매매 희망자만 늘고 매입자는 없이 집값만 계속 빠지는 상황"이라며 "래미안도 다르지 않다. 입주금을 못내 분양권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개업소에는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이 잔뜩 쌓여있었다. 입주 전 7억 9천만원에 나왔던 반포 자이 25평형은 현재 7억 아래로 떨어졌다. 대형평대인 90평, 91평형도 평당가 2천3백만원선이다. 그나마 집값의 30%선에서 전.월세 계약만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이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지금보다 집값이 더 떨어지면 떨어졌지 오를거라는 기대가 없는데 매매가 이뤄지겠냐. 경매로 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잠실은 몰라도 여기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주상복합의 대명사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평당 3천만원선이 붕괴돼 강남 아파트값 폭락을 재차 실감케 했다. 타워팰리스 2차 198㎡는 최근 17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3.3㎡당 2천800만원 꼴. 이 아파트는 지난 2006년말 21억5천만원, 3.3㎡당 3천600만원까지 올랐다가 30%나 빠졌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인 강남 삼성동 아이파크 209㎡도 39억원 하던 게 32억원까지 떨어졌다.
역전세란 심각
역전세란도 심각했다. 여전히 매력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히고 있는 한신 3차 단지에서는 전세값 하락분을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못해 세입자가 경매에 나선 사례, 전세값 하락분을 돌려주지 못해 세입자에게 매월 이자를 무는 사례까지 있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펀드에 투자해 돈을 다 날린 사례는 여기서 너무 흔하다. 매물은 갈수록 더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설령 강남 3구의 투기지구 지정을 해제해도 고점에서 약간 정도 회복할 가능성밖에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나아가 "아랫목이 찬데 윗목이 따뜻할 수 없는 게 부동산이다. 강남의 지속적인 하락은 얼마 안가 강북에도 영향을 미치고 강북의 피해는 훨씬 클 것"이라며 "정부가 공급 위주의 대책을 자꾸 쓰는데 미분양분을 매입하는데 시장과 동떨어진 정책이다. 이제 묶인 거래를 일정 부분 풀고 부동산 시세의 조정이 가능한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랫목이 찬데 윗목이 따뜻할 수 있나"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송파지역이 일시적 상승하고 있으나 강남 집값 상승으로 볼만큼 대표성을 띄고 있는 곳은 아니다"라며 "일시적 상승을 놓고 강남 집값이 회복세라고 보도하는 것이야말로 시장에 부동산 투기를 촉발시키려는 행위"라며 최근 일부 언론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윤 국장은 "당장 반포 재건축 단지는 입주율 부진으로 텅텅 비었고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반짝 상승으로 거래되는 매물은 10여건이 넘겠지만 강남만 10여만개의 매물, 전국에만 1백만개의 매물을 내놓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당분간 집값 하락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제2롯데월드 때문에 잠실 5단지는 호가 급등. 거래는 '글쎄'
12일 낮 잠실 5단지 앞 상가. 30여개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분주해졌다. 하루에도 수십여통의 매매 및 매입 문의 전화가 오고 있고 현장에 직접 나와 상담을 받는 고객들도 부쩍 늘었다.
단지 안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이 1억~1억5천만원까지 상향 조정된 호가로 다시 나오고 있고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그러나 "언론이 너무 부풀리며 앞서 나가고 있다"며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건 사실이지만 호들갑을 떨 정도로 활발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지 입구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신중하긴 마찬가지였다.
20대 딸과 집값을 알아보러 나온 60대 남성은 "노무현 정권때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상복합 발언으로 집값이 엄청나게 뛰었다가 불과 보름도 안 지나 제자리로 돌아왔었다"며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잠실 주공 5단지는 오세훈 시장이 이 일대를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과 3주새 호가만 3억원 가량 뛰었다가 수그러든 적이 있다.
매물 확인차 나온 50대 여성은 "거래가 활발하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나와봤다"며 "매력적인 재건축 단지지만 요즘 주변에 재건축에 투자해 손해를 본 사람들이 워낙 많아 매물 정도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근 반포 자이-래미안은 빙하기
하지만 들썩이는 곳은 잠실 5단지뿐이었다.
인근의 반포 자이(주공 3단지), 반포 래미안(주공 2단지)는 여전히 꽁꽁 얼어 있었다.
재건축이 끝나 지난 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반포 자이 단지. 아파트 곳곳에 '입주를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실제 입주율은 20~30%에 그쳤다. 총 44개동 3천410세대 규모인 대규모 단지는 저녁이 되면 불 켜진 곳의 수를 셀 수 있을 정도로 암흑천지였다. 3.3㎡당 3천만원을 넘는 분양가를 내고 입주한 이들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인근 강남고속터미널 부근 K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초기에는 평당 4천만원까지 바라본 곳이 반포 자이 단지인데, 지금 평당 1천만원을 깎아 급매물로 나와도 거래가 없다. 매매 희망자만 늘고 매입자는 없이 집값만 계속 빠지는 상황"이라며 "래미안도 다르지 않다. 입주금을 못내 분양권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개업소에는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이 잔뜩 쌓여있었다. 입주 전 7억 9천만원에 나왔던 반포 자이 25평형은 현재 7억 아래로 떨어졌다. 대형평대인 90평, 91평형도 평당가 2천3백만원선이다. 그나마 집값의 30%선에서 전.월세 계약만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이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지금보다 집값이 더 떨어지면 떨어졌지 오를거라는 기대가 없는데 매매가 이뤄지겠냐. 경매로 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잠실은 몰라도 여기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주상복합의 대명사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평당 3천만원선이 붕괴돼 강남 아파트값 폭락을 재차 실감케 했다. 타워팰리스 2차 198㎡는 최근 17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3.3㎡당 2천800만원 꼴. 이 아파트는 지난 2006년말 21억5천만원, 3.3㎡당 3천600만원까지 올랐다가 30%나 빠졌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인 강남 삼성동 아이파크 209㎡도 39억원 하던 게 32억원까지 떨어졌다.
역전세란 심각
역전세란도 심각했다. 여전히 매력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히고 있는 한신 3차 단지에서는 전세값 하락분을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못해 세입자가 경매에 나선 사례, 전세값 하락분을 돌려주지 못해 세입자에게 매월 이자를 무는 사례까지 있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펀드에 투자해 돈을 다 날린 사례는 여기서 너무 흔하다. 매물은 갈수록 더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설령 강남 3구의 투기지구 지정을 해제해도 고점에서 약간 정도 회복할 가능성밖에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나아가 "아랫목이 찬데 윗목이 따뜻할 수 없는 게 부동산이다. 강남의 지속적인 하락은 얼마 안가 강북에도 영향을 미치고 강북의 피해는 훨씬 클 것"이라며 "정부가 공급 위주의 대책을 자꾸 쓰는데 미분양분을 매입하는데 시장과 동떨어진 정책이다. 이제 묶인 거래를 일정 부분 풀고 부동산 시세의 조정이 가능한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랫목이 찬데 윗목이 따뜻할 수 있나"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송파지역이 일시적 상승하고 있으나 강남 집값 상승으로 볼만큼 대표성을 띄고 있는 곳은 아니다"라며 "일시적 상승을 놓고 강남 집값이 회복세라고 보도하는 것이야말로 시장에 부동산 투기를 촉발시키려는 행위"라며 최근 일부 언론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윤 국장은 "당장 반포 재건축 단지는 입주율 부진으로 텅텅 비었고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반짝 상승으로 거래되는 매물은 10여건이 넘겠지만 강남만 10여만개의 매물, 전국에만 1백만개의 매물을 내놓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당분간 집값 하락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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