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한국, 금융위기 직면 15개국 중 하나"
"중국도 경착륙" "중앙은행 '유동성 함정' 빠져, 믿을 건 재정지출뿐"
루비니 교수는 특히 한국을 "금융위기에 직면한 15개 신흥국가" 중 하나로 분류,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변함없이 싸늘함을 보여줬다.
루비니 "2009년 세계경제 경착륙할 것"
루비니 교수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칼럼을 신디케이트 방식으로 게재하고 있는 세계각지 신문들에 게재한 '글로벌 스태그-디플레이션 도래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우선 미국경제와 관련,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미국경제 침체는 최소한 내년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2차 세계대전후 최장의 이번 경기침체로 미국 국내총생산(GDP)는 5%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럽,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다른 선진국들도 지난 2.4분기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됐음을 지적한 뒤 9~10월 금융위기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내년에는 더욱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신흥국가들에 대해서도 "지금 경착륙이 시작됐다"며 "상품값 하락과 자본 유출이 그들의 성장을 훼손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브라질은 내년에 상품값(원유) 하락으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중국과 인도도 "경착륙"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일부 신흥국가들은 심각한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유럽의 벨로루시,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터키, 우크라이나와 아시아의 인도네시아, 한국, 파키스탄, 그리고 남미의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베네주엘라가 그런 나라들"이라며 한국을 15개의 금융위기 직면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그러나 "이들 대다수 국가는 적극적 정책대응과 IMF 등의 국제적 금융지원이 이뤄진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은행 유동성 함정 빠져, 믿을 곳은 정부 재정지출뿐"
루비니 교수는 이처럼 내년 상황을 최악으로 예상한 뒤, 각국 정부에 대해 "정책담당자들은 '스태그-디플레이션(스태그네이션, 리세션, 디플레이션의 복합어)'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며 "공식금리가 제로가 되면서 통화정책이 효율성을 상실하는 '유동성 함정'과, 부채 증가와 가계-기업-정부의 파산 위험성이 증가하는 부채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중앙은행들이 '최후의 대부자'였으나 지금은 중앙은행이 '최초의 유일한 대부자'가 됐다"며 시중은행들의 자금중개 기능이 완전 마비됐음을 지적한 뒤, "마찬가지로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붕괴된 현상황에서 정부는 곧 수요를 진작하고 은행과 가계, 기업을 구제할 '최초의 유일한 재원 사용처'가 될 것"이라며, 정부에게 재정적자 후유증을 감수하면서라도 대대적 경기부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이처럼 공격적 대응에 나설 경우 2010년부터는 세계경제가 회복기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의 주장은 한마디로 지금처럼 시장이 완전붕괴된 현상황에선 정부의 공격적 재정집행외에는 기댈 곳이 없으니,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총력 대응하라는 메시지로, 바꿔 말하면 지금 세계가 사실상의 '대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는 진단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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