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통일은 독일-예멘식 아닌 시민참여형 한반도식이어야"

백낙청 명예교수 "서로 신뢰 쌓고 어물어물 진행되다 이뤄져야"

문학ㆍ사회과학 출판사 <창비>의 편집인이자 민족문학진영의 대표평론가로서 '민족문학론' '분단체제론' 등 80년대 사회변혁 담론생산의 최전방에 서왔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남북한의 통일은 우리 나름의 한반도식이어야 하고 구체적인 형태는 시민 참여형으로, 이미 현재 진행형"이라며 "이제는 통일이 남북한의 신뢰속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그런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측과 남측의 공통점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통일 온다"

정년 퇴임후 서울대 명예교수로 활동하면서 6.15공동위원회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백낙청 대표는 3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연구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통일전략포럼에서 "통일은 베트남식도, 독일식도, 예멘식도 아니며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간 공통점을 인정한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남북간 교류와 실질적 통합을 진행해가면서 다가오는 한반도형 통일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대표는 "남북통일은 베트남식 무력통일이나 독일식 흡수통일이 어렵다는 것은 일찌감치 알고 있다"면서 “독일식의 일방적 흡수통일은 현실성이 없으며, 이후 검증과정을 거쳐 매우 위험하고 불행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커졌다는 점에서 독일식 통일은 한반도에서 실행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백 대표는 “예멘 역시 초기에는 남북이 평화적이고 대등한 통일을 추구했으나 결국은 충돌해 전쟁으로 북이 승리하는 과정을 보면 당국자들 간의 담합과 나눠먹기식 통일었다”며 “우리 상황과는 맞지 않으며 예멘처럼 결국 남과 북이 충돌할 경우 한반도는 결국 엄청난 전화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다”며 다른 나라들의 사례가 한반도 통일에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을 부정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겸 6.15공동위원회 상임대표 ⓒ 김홍국 기자


그는 "한반도식 통일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시민들이 참여해 영향을 주는, 그래서 무력이 아닌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시민참여의 공간들이 확보되는 시민 참여형이 될 것"이라며 "그런 통일이 현재 진행형이라는데 크게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통일은 서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협력을 증대하며, 사회문화교류를 확대하고 상호 신뢰구축을 진전시키면서 남북간에 진행돼야 한다"며 "이렇게 어물어물 진행되다가 문득 통일이 되는 과정이야말로 한반도식 통일의 특성이며 그 적극적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통일은 전례없이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것"

백 대표는 “통일의 1단계가 ‘연합제’나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전제는 합의됐으나 이후는 공백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이는 통일의 과정에서 미리 그 성격을 못박을 필요 없이 성취하면서 그때가서 보자는 것 개방적 목적형(오픈 엔디드 프로세스)”라며 “그 과정에 누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성격과 종착점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전례 없이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연합(EU)의 경우 자체가 아직 국가연합으로서도 아직 상당히 낮은 단계이며, 설혹 진전되더라도 통일 이론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며 “또 한반도에서 남북 연합이 이뤄져도 현재의 유럽연합보다 더 느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이는 남북한 국가연합에서 남북간 주민이동이 상당히 제한될 것이며 화폐 역시 거의 대부분 나라가 유로화로 통합한 유럽연합과 달리 남북이 통일화폐를 쓰는 시기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백 대표는 “그러나 유럽연합은 주권국가로 확립돼 있고 통합해 나가고 있는 과정에서 더 논의가 필요한 현실을 갖고 있는 반면, 우리 경우는 어떻게 통일할지를 정확하게 모를 따름이지 오랜 세월을 통해서 하나의 기준을 가져왔다”며 “그래서 우리는 통일문제를 한반도의 현실에 입각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15행사 진행하면서 마음도 상했지만 시민의식이 이를 극복"

그는 광주에서 열린 6.15민족축전과 관련, “행사 도중과 마칠 때 북에서 더 일방적인 태도를 더 많이 보여주면서 남측 실무자들의 마음이 많이 상한 일이 생겼다”며 “또 북측만이 아니고 남측 참가자들 중에서도 공식일정에서는 별 문제 없었으나 일부 상황에서는 노골적인 반미현수막을 내거는 등 더러 돌출행동이 발생했고, 일부 언론은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집중보도했다”고 이번 6.15 남북공동 행사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점을 인정했다.

백 대표는 또 “행사 후에도 이번 행사의 성과가 훨씬 제약됐다는 평가가 많았고, 내부 평가회에서도 그 점에서 의견을 같이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행사 자체는 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월드컵 경기 중인데도 수만명의 시민들이 몰렸고 특히 일반시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커서 광주시민들의 시민의식이나 열기가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아울러 "현재 남북을 둘러싼 정세가 악화되고 있는데 만일 당국 간 대화가 단절된다 해도 민간 차원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대화와 교류가 파탄 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문제가 악화되더라도 이 끈만은 놓지 말아야겠다“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것을 인내하고 민간끼리 서로 대화하는 일을 이어가야 햐며, 일방적인 요구에 대해 마땅치 않을 때는 솔직한 조언과 함께 파탄되지 않도록 이어가는 것도 하나의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또 남북행사를 진행할 때 남쪽 민심의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향후 적극 고려돼야하며 이같은 과제들을 놓고볼 때 잘 되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좋은 관계지만 자칫 상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북과 친하려면 남측 내부에서 논란이 생기고, 남측 내부 문제를 고려하면 북측과 갈등 생긴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잘 하고 있으나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0 0
    정장맨

    https://youtu.be/EX9LcWCE310
    행복해찾으세요^^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