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이 22일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폭도'로 지칭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황진하 한나라당 제2정조위원장, 우제창 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6.25 전쟁.베트남전 유공자 지원을 위한 입법 공청회' 축사에서 "밤마다 폭도 1천명이 광화문 광장에 나오고 있다"며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했다.

그는 나아가 "경찰 500여명이 다쳐 입원을 했고 경찰 버스 170여대가 파손됐으며 경찰 비품 2천점 이상이 압수.폐기됐다"며 "이를 인내하는 경찰이 대한민국 경찰 밖에 어디 있겠느냐"고 경찰의 강경진압을 옹호했다. 그는 이어 공청회 참석자들를 향해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지켰듯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1천명 집단 폭도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참석자들은 이에 환호로 화답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에 이날 오후 국회브리핑을 열고 "경악스럽고 섬뜩한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PD수첩>과 누리꾼들에 대한 탄압, 인터넷 언론 통제 등 최근 이명박 정부가 보이고 있는 행태를 보면 이인기 의원의 이번 발언이 개인의 의견만은 아닌 것 같다"며 "어청수 경찰청장은 앰네스티 조사결과에 대한 정정 요구로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한 바 있다. 나아가 여당 국회의원은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을 폭도로 매도하고 있으니 한심스러운 일"이라고 이명박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폭도들이 벌이는 촛불집회를 보면서 자성의 눈물을 흘렸다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이인기 의원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시기 바란다"고 이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