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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부실기업 증가 따른 신뢰위기 심각

삼성경제硏, “비약적 양적성장 불구, 질적 수준은 미흡”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는 코스닥 시장이 심각한 신뢰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시장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실기업의 원활한 퇴출을 유도하고, 시장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마켓 메이커’(Market Maker)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실기업 원활한 퇴출 유도, 마켓메이커 활성화 등 보완책 필요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28일 ‘코스닥 10년, 회고와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코스닥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현재 위기를 맞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은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업의 증가로 시장의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고, 일부 기업의 불법적인 행태와 상장사에 대한 정보 부족이 겹치면서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보고서에서 1996년 7월 출범이후 지난 10년간 코스닥 시장은 외형면에서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세계 35개 신시장중 4위 시장으로 부상했으며, 벤처와 중소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자금조달원으로서 나름대로의 역할도 긍정적으로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그러나 코스닥 시장의 행로는 순탄치 못했고, 결론적으로 외형에 비해 질적인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정보기술(IT) 거품 과정에서 과도한 투자자금 유입과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렸고, 2000년 거품붕괴로 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후 IT 불황이 지속되면서 코스닥 시장은 장기간의 침체에 빠졌다가 최근 들어 질적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코스닥 등록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지속성장률이 마이너스인 부실기업의 수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매출액 성장이 부진한 탓에 벤처에서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한 사례가 소수에 불과하고, 매출액 1백억원 미만의 기업과 서비스 벤처기업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중소규모 벤처의 경우 상장 당시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소진하고 있는 상황으로 공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문제점”이라며 “벤처와 유망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코스닥 시장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독자적 회생 가능성이 없는 벤처가 시장에 의해 자연스럽게 퇴출되도록 부실 기업의 원활한 퇴출을 유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가격왜곡을 방지하고 시장기능을 원활화 하기 위해 감리기능을 강화하는 등 거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마켓 메이커(Market Maker)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벤처기업 성장의 원동력으로 M&A를 활용해야 하며, 벤처 캐피털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이 M&A를 활성화시키는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마켓 메이커(시장조성자)는 거래가 활발하지 못한 주식에 대해 증권사가 매수 및 매도주문을 제시해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중 하나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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