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시각장애인 투신에 헌재-복지부 비난 봇물

5천여 시각장애인 한강둔치서 노제

헌재판결에 항의, 투신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손 모(42)씨 사건을 계기로 대한안마사 협회가 국회에서 항의기자회견을 갖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안마사협회 "3년전부터 입법을 촉구했건만..."

대한안마사협회는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와 함께 5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3년 전 헌재가 시각장애인 안마사 자격부여를 국회가 정하는 법률로 명시할 것을 지적했음에도 이를 방관한 관계부처에 있다"고 보건복지부를 비난한 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서는 한편 위헌 시비를 종료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는 가장 자립생활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해 여타 국민의 직업선택을 제한해도 좋다는 국민적 공감대속에서 시행되어온 제도"라며 "스페인의 복권판매업이나 미국 연방-주 정부 건물 내 간이식당이나 자판기업은 모두 시각장애인들만이 할 수 있는 등 위헌 시비에 휘말린 적이 결코 없었다"고 헌재의 위헌 판결에 항의했다.

이들은 특히 손모씨의 투신 자살과 관련, "20년 전 사고로 실명한 손 씨는 방황 끝에 3년 전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이마저도 일자리가 없어 아르바이트로 전전해왔다"며 "목숨까지 끊어야 했던 동료의 처절한 좌절 앞에 말문이 막힐 뿐"이라고 했다.

손씨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시각장애인 단체의 집단 반발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국립 서울맹학교 고등부에 재학 중인 학생과 학부모 1백여명은 이날 오전 청와대 인근인 서울 종로구 신교동에서 집회를 열고 장애인 직업교육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강둔치 앞 마포대교 남단의 교각에서는 대한안마사협회 소속 6명이 8일째 고공 시위를 벌이고 있고, 이 단체회원 및 관계자 등 5천여 명도 이날 오후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노제를 열고 손씨의 죽음에 항의할 예정이다.

정치권도 일제히 대정부 성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도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특정 집단의 이해가 아니라 시각 장애인 가족 전체의 생계가 걸린 문제인 만큼 총리가 직접 나서서 관련 부처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약자배려를 위한 제도가 우선돼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편 유시민 보건복지부 유시민 장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대체입법 등의 검토를 마쳤지만, 시각장애인이나 안마사협회 등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검토한 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형준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