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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들 "숭례문 방화 주범은 개발악법-정부"

"개발악법 수정해야 '묻지마 분노' 멈출 것"

"숭례문 방화범 채 노인의 죄는 마땅히 일벌백계해야 하지만 우리 사회가 그의 분노의 이면을 생각해야 한다. 개발과정에서 자신의 터전을 빼앗긴 상실감과 무력감을 행정당국이 지켜주지 못하는 한 참사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철거민단체가 18일 숭례문 방화범 채씨의 범죄 동기가 토지보상에 대한 불만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한 말이다.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 회원 2백5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숭례문 방화 재발방지 촉구대회'를 열어 "개발과정에서 자신의 재산이 상실되면서 느낀 무력감과 행정당국이 이를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한 분노가 사건의 동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산에서 45년간 피땀 흘려 장만한 30평 집 한채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빼앗긴 채씨 할아버지의 호소를 정부는 들어주지 않았다"며 "문화재 방화는 씻을 수 없는 범죄지만 생이 얼마 남지 않은 힘 없는 70대 노인을 방화범으로 만든 진짜 주범은 개발악법과 주택공사, 정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지난 1월 3일에는 인천남구 용현동 주거환경지구내 가옥주 이모씨가 인천 남구청장실에서 분신했다"며 "분신과 방화 그리고 자살로 나타난 개발이지역주민들의 감정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생존권을 힘 없이 빼앗기는 개발지역주민들의 고통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가 지금처럼 주민들의 상실감과 분노만 키우는 정책으로 일관한다면 제2,3의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개발지역에 살고 있는 모든 철거민들이 겪는 고민과 고통을 우리 사회에 알리고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며 정부의 개발정책이 철거민들의 주거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 회원 2백50여명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숭례문 방화 재발방지 촉구대회'를 열고 있다.ⓒ최병성 기자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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