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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까지 길거리에서 보내야 하나”

<현장> 파업 217일째 이랜드 노조, '이랜드 매출 0 투쟁' 돌입

비정규직 대량 해고에 맞서 파업투쟁을 벌여 온 이랜드 노사 분규가 해를 넘겨 25일로 파업 2백17일째를 맞았다.

대선 직전 활발하게 진행돼 사태 해결의 기대를 품게 했던 노사교섭은 대선 하루 전인 18일 김경욱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핵심간부 33명이 집단 해고되면서 전면 중단된 상태.

해 넘긴 이랜드 사태, 사측 집단해고-거액 소송으로 맞서

게다가 사측은 노조가 벌여온 지난 7개월간의 이랜드.홈에버.뉴코아 매출제로 투쟁, 지점 점거 농성 및 집회에대해 1백2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10억원이 넘는 가압류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태는 진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이에 지난 해 11월 명동성당 천막농성, 12월 박성수 회장이 장로로 재직하던 강남 사랑의 교회 앞 천막농성, 지역별 매장 점거 농성 등을 통해 맞서고 있다.

파업 2백17일째를 맞는 이랜드 노조가 25일 이랜드 신촌 본사 앞에서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최병성 기자

“이랜드 사태 책임은 노동자 거리로 내몬 사측에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해 추석맞이 투쟁에 이어 25일부터 설맞이 이랜드 자본 매출 제로(0) 투쟁을 시작하며 사측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을 재개했다.

이랜드일반노조와 민주노동당, 사회진보연대 노동사회단체는 이날 이랜드 신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성실교섭, 설 이전 사태 해결, 해고노동자 원직복직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랜드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사측의 책임”이라며 “이랜드 사측은 비정규직법을 핑계로 월 80만원을 받으며 각종 업무연관 질병에 시달리며 장시간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문제는 이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노동하는 모든 이들의 문제”라며 “이랜드 사측은 이제라도 성실히 교섭에 임해 노동자의 목소리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악화일로에 있는 자금사정을 타개하기 위해 5월 이전에 이랜드 중국법인을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고 하지만, 파업사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홍콩의 노동조합들과 국제연대를 통해 이를 막아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랜드 파업 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홈에버 월드컵점 분회 황선영 분회장은 “그동안 이랜드 조합원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이상 자신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해 왔다”며 “우리가 뜨거운 땡볕과 차가운 눈바람 속에서 이렇게 버티는 이유는 우리의 일터를 되돌려 달라는 소박한 요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이전처럼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사측은 더 이상 우리들의 외로운 싸움을 방치하지 말고 정당한 우리의 일자리를 내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랜드, 전국적으로 불법영업행위”

김경욱 노조위원장은 이랜드-뉴코아 파업 사태 이후 매출이 급감하자 사측이 카드깡 등 불법판매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관련 내용들을 폭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홈에버, 이랜드 매장에서는 급격한 매출 감소로 창고마다 가득히 쌓여있는 물품을 수천만원씩 카드깡을 통해 불법으로 판매하는 행위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랜드가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리는 것만이 사태 해결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비정규직법의 차별시정 조항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적 외주화를 강행하고 수백억원의 손배청구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며 “이제 박성수 회장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랜드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했지만 사측이 방문을 거부해 현장을 지키던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홈에버 월드컴점까지 가두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저녁 7시, 홈에버 월드컴점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이랜드노조는 지난 20일 홈에버 대전 유성점을 시작으로 2월까지 매장 집중타격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이랜드 노조

노동사회단체 “설맞이 집중 매출제로, 매장 타격투쟁”

한편 이날 1백60여개 노동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랜드-뉴코아 공동대책위원회와 나쁜기업이랜드불매시민행동은 명동에서 이랜드 매장에 대한 불매운동 캠페인을 시작으로 전국 매출제로 투쟁에 나섰다.

전국의 지역시민단체들과 연대한 노조 차원의 매장 집중타격투쟁도 지난 20일 대전 홈에버 유성점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민주노총도 지난 18일 중앙집중회의에서 이랜드-뉴코아 사태 집중투쟁을 확정하고 1월 30일부터 2월 3일까지 전국적인 지점 타격투쟁에 나서는 등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이랜드 사태가 다시 격화할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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